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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마을을 산책하다가 만난 폐건물의 담벽이다. 흰 회칠로 말갛게 시작했으리라. 전 주인은 집을 팔고 떠났을 것이고 새 주인은 아직 헌 건물과 담벽을 철거하지 않았다. 그냥 택지로만 사둔 것인지 은행 대출이 막혀서인지 그건 모르겠다.  그런 행동들 사이 혹은 틈새에 세월은 그간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비오고 바람 불고 눈 내리고 먼지와 때 묻고 곰팡이  피고 이끼가 자랐다가 시들고 저 시멘트 표면 위에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이다. 생물과 무생물 간의 공조와 투쟁, 생물들간의 투쟁과 협조, 많은 승리와 패배가 저 표면 위에서 광대한 스케일로 펼쳐졌을 것이다. 하지만 저 광활한 무대는 조만간의 어느 날에 포크레인의 날끝 앞에 간단히 무너져내릴 것이다. 폭삭-하고. 그러면 역사는 진정으로 지워질 것이다. 그리고 이 담벽 앞에 한참 동안 서성대면서 찬탄을 금치 못하던 사람도 조만간의 어느 날에 사라질 것이다. 2022년 1월, 차가운 바람 앞에서 사람은 진저리를 쳤다. 시간은 진정 무서운 天使(천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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