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운(國運)의 사이클 (3)  _  2009.3.28
저번 글까지 해서 1994년부터 2009년까지 일어났고 동시에 일어날 사안들에 대해 얘기했는데, 이 모두 좋은 말로 질적 성장-사실은 시련-의 근간을 이루게 된다. 그러면 반환점이 되는 2010년부터 골인 지점인 2024년까지는 앞서의 성과에 기초하여 마치 초봄처럼 시련 속에서도 한 줄기 엷은 서광이 비쳐오는 가운데 2024년 이후에 시작될 한국의 황금시기를 열기 위한 초석들이 차곡차곡 놓이는 기간들이 된다.

어렵지만 희망이 있는 시기에 대해 알아보자.

무려 20년뒤의 일이므로 개략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좋으리라. 세세하게 일정표를 말해봤자 별 관심 없을 터이니. 먼저 새로운 성장의 동력원들이 나타날 것이다. 특히 경제와 문화, 학술 방면에서. 창업주가 아닌 재벌 체제는 왕국은 될 수 있어도 헝그리 정신은 없으니, 탄력을 잃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들은 금융 기법에 입각해서 세련된 경영 관리는 할 수 있지만 창조적 이노베이션은 이미 그들의 몫이 아니다.

지금 우리 벤처들은 창조적 기업가 세력과 혼효하여 얼치기 사기꾼 무리들이 판을 치지만 그 속에 진정한 창조적 소수가 서서히 등장하면서 2010년부터 두각을 나타낼 것이고, 그에 발맞추어 전당포만도 못한 오늘의 은행 시스템이 아니라 모험 자본에 대응하는 기업가적 금융의 맹아도 싹을 틔울 것이다. 그들이 새로운 부를 창출하고 거머쥐게 되겠지만 지금 우리 눈앞에는 보이지 않는다.

학술 방면에서는 먼저 인문 교육이 되살아날 것이다. 지금처럼 지리멸렬한 교육 제도는 이미 사망했다. 따라서 새로운 바람이 불 수밖에 없는바, 한문에 기초한 어문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영어 열풍과 균형을 맞출 것이다. 동서를 아우르려면 한문과 영어(좀 더 본질적으로 말하면 라틴어)가 필요한 법이다. 그리고 인문 없이는 과학도 기술도 없는 것을 마치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대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교육 현실이다.

정권을 맡은 이들은 이같은 바탕 위에서 앞서의 15년간에 걸친 개혁과 투쟁의 산물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특히 문제를 정당한 절차를 통해 다룰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확산 보급으로 비교적 편안하게 안건들에 대해 노력을 집중할 수 있게 되니 질적 성장은 가속화 될 것이다. 그래서 좀 되는 것이 눈에 보이고 국민들도 서서히 힘을 내기 시작할 것이다. 신명나면 못 하는게 없는 우리 국민 아닌가. 그리고 그 때의 대통령들은 인기도 상당히 좋을 것이다. 좀 되는 까닭에.

이쯤 되면 서구에 없는 새로운 문제접근 방식도 등장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한의학에서 적용하는 변증논치의 방법이다. 변증논치(辨證論治)란 아픈 증세를 알아내어 치료 방법을 정한다는 뜻으로서 한의학 고유의 치료 방법론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명리학에서 인간의 운명을 판단하고 예측할 때 쓰는 방법이기도 하다. 의역동원(醫易同源)이란 말이 있듯이 의술과 역학은 한 뿌리에서 발전해 왔다.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병을 치료할 때 국부적인 병을 치료하는게 아니라 전반적인 병의 증세를 치료한다고 한다. 이것이 변증논치다. 사람의 병이란 인체내 모든 장기와 조직들의 부조화로 인해 생긴다고 보고, 장기간의 불균형을 맞춰줌으로써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이용하여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한의학의 기본 철학이다. 이에 반해 서구 의학은 폐에 염증이 났으면 그 부분을 직접 공격하여 해결해 버린다. 그래서 외과 수술이 우선이 된다. 즉 문제점을 최대한 좁혀서 포커스를 맞춘 다음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인데, 서구인들이 단일 프로젝트에 집중하면 우수한 성과를 잘 내는 이유도 사상이나 문화가 그렇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물과도 같아서 한 군데를 건드리면 다른 곳에서 반향이 일기 때문에 국소적인 방법은 자칫 끊임없이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런 까닭에 그물 전체를 조정하고 수리하는 방법은 한의학의 방법이고 보다 근본적인 치료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각자 장단점이 있지만, 우리는 서구식 방법에 대해서는 상당히 익숙해있다. 반면 원래 우리의 방식인 변증논치적인 접근법은 잊고 산다.

변증논치는 전략적인 접근법이고 양의학은 전술적인 접근법인 바, 우리가 저를 따라갈 뿐만 아니라 나중에 앞서 가려면 우리 고유의 보다 탁월한 방법론을 쓰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는가? 음양 오행의 원리가 기본적으로 지닌 해결 방법이 바로 한의학에서 말하는 변증논치인 것이다. 우리가 지닌 문제점들, 우리의 발전을 막는 요소들을 관계의 그물로서 파악하고 그물 전체에 대해 접근해가는 변증논치의 접근법이야말로 21세기가 한국의 세기가 될 수 있는 근원적인 해결책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리고 차기 정권의 과제인 ‘법 바로 세우기’는 그물의 구멍난 부분을 조망할 수 있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아울러서 이야기할 것은 우리 눈앞에 너무나 거대하고 강력해서 한없이 뻗어갈 것처럼 보이는 오늘날의 로마 제국, 미국은 역사의 긴 안목에서 보면 이미 지난 1964년, 바로 우리 경제가 힘차게 근대화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던 그 때 정점에 도달했고 지금은 서서히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는 점이다.

1964년은 미국이 월남 파병을 본격화하던 시점으로서 결국 월남전이 브레튼우즈 체제의 종식과 달러의 금 본위제 철폐를 가져 오면서 세계는 변동 환율제와 금리 요동 현상을 가져왔고 그 이후 미국은 국민적 구심점 역할을 하던 소련마저 물리치고 이제는 공허하고 불필요한 무력주의와 금융 자본주의를 내세워 나름으로 열심히 애를 쓰고 있지만, 생각해 보라. 이제 아메리칸 드림이란 말은 누구도 쓰지 않는다. 꿈, 즉 비젼을 상실한 체제가 무슨 탄력을 지닐 수 있는지. 상대가 사라지면 이쪽도 사라지는 것이 세상의 정해진 이치인 것을.

그러나 미국은 1964년에서 120 년간, 즉 2084년까지는 그럭저럭 세상 사람들 눈에 여전히 로마제국으로 보일 것이고 특히 전반부인 2024년까지는 상당히 건재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같은 전 세계적 권력의 교체기에 우리 나라는 세종 대왕 이래 최전성기를 열어나갈 것이다. 사실상 2084년부터 미국은 없다. (여기서 너무 먼 얘기를 하니까 좀 공허하게 들리겠지만 그냥 읽어주면 고마울 뿐이다.)

왜 미국 얘기를 하는가 하면 남북이 통일되는 시기가 바로 그 때 2024년경인 까닭이다. 남북은 반드시 하나가 될 것이지만 거기에 도달하기 까지 우리가 치러야 할 비용은 정말 천문학적인 액수이다. 주변 강대국들인 미ㆍ러ㆍ중ㆍ일의 경우 돈은 제외하고 중국만 해도 한국전쟁에서 1백만명이 사망했고 미국도 10만여의 사상자가 났다. 그런 것을 선뜻 남북이 합치는 것을 수긍하겠는가? 바보라도 그렇게는 안 한다. 상응하는 대가를 반드시 받으려 들 것이 뻔하지 않는가?

또 북한 김일성 부자 체제의 기득권 세력에게 남북한 통일은 곧 고통이고 상실인데 단순한 햇볕 몇 가닥에 더워서 옷을 벗으리라고 생각한다면 너무 달콤한 발상이 아니겠는가? 햇볕 정책이 긴장 완화 효과를 가져온 것 만해도 소득은 있었지만 그것이 통일 정책의 전부는 아니다. 단지 필요 조건일 뿐이다.

남북한 통일은 단지 우리 민족과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짧게는 냉전 체제의 최후 마무리요, 길게 보면 1844 년 아편 전쟁으로부터 본격화된 서세동점(西勢東漸)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드디어 멈추는 지점이기도 하다. 따라서 남북 통일은 그만큼 지난한 문제이며 동시에 우리의 역량을 총 집결하여 해결해 나가야 하는 거대한 과제인 것이다.

그 본격적인 해법은 미국이 비틀거리기 시작하고 중국이 좀 더 멋을 부릴 시점, 일본이 더 이상의 팽창주의를 포기하는 시점, 러시아가 패권주의가 아니라 진정으로 동아시아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시점들이 맞물리면서 상승효과를 보일 것이니 실로 우리 외교 역량의 기념비적인 금자탑이 될 것이다.

우리 국운의 사이클을 마치면서 하고픈 이야기가 있다. 역사가 느린 것이 아니라 인간이 급할 뿐이다. 역사는 자기만의 정확한 시계 바늘로 일분 일초도 틀리지 않고 시간의 화살표를 따라서 진행하고 있다. 채칵채칵, 이제 역사의 시계 바늘 소리가 들리는가?

다음 번에는 한의학과 명리학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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