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야기 ②  _  2008.1.3
세상의 모든 흐름은 60년을 한 주기로 하는 바, 시작으로부터 22년이 지나면 현저한 발전을 보이게 된다. 이는 봄이 지나 여름으로 접어들면 초목이 무성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리하여 30년이 되면 그 내적 힘이 절정에 달한 후 꺾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모습은 그로부터 12년 뒤에 가장 화려한 외양을 보여주게 된다. 이는 늦가을 상강(霜降)의 단풍놀이와 같은 것이다. 가을단풍은 울긋불긋 화려하지만 이미 그것은 봄의 약동이 아니다.

  낙엽이 지듯이 그 이후로는 그간의 기(氣)는 간 곳이 없고 형(形)마저 해체되기 시작한다.

  이것이 필자가 인류의 역사를 관찰하고 연구할 결과 얻은 결론이다. 사람의 운명도 이와 동일한데 다만 재미난 점은 인생의 힘찬 출발점이 인생의 어느 지점, 즉 몇 살부터인가를 보는 것이 운명의 흐름을 보는 핵심이다.

  중국의 경우 1978 무오(戊午)년에 시작했으니 22년이 지난 2000년부터 급속 발전을 보였고, 2008 무자(戊子)년으로서 기세가 절정에 달하게 되니 베이징 올림픽은 그 상징인 것이다.

  기세가 절정에 달한 2008 년부터 하강한다고 했지만 아직 기세가 죽은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그 기세가 조만간 꺾이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3년 뒤인 2011년부터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그간의 모순과 갈등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의 경우 1964년에 시작해서 1994년에 절정에 달했고 그로부터 3년 뒤인 1997년에 외환위기를 맞이했다.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이 그렇다는 것이 역사의 연구를 통한 필자의 발견이다.
  
  중국의 경우, 2008년이 절정이니 2011년에 가서 우리의 외환위기에 준하는 어려움을 맞이할 것이다. 꼭 외환위기를 맞이한다는 것은 아니고 그간의 고도성장에서 생겨난 거품들이 급격히 해소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는 것이다.
  
  중국의 거품 해소를 촉발하게 되는 근원은 금년부터 시작될 미국 경제의 침체에서 올 가능성이 크다. 미국 경제의 불황은 올림픽 이후 중국의 과다한 시설 투자에 대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3년이 지나면 결국 거품 해소 국면이 전개된다는 얘기이다.
  
  우리가 외환위기 이후 구구조정을 거치면서 이념 문제가 대두되었듯이 중국 역시 그간의 발전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불만은 거품 해소를 계기로 현재의 일당 체제에 대한 회의를 유발할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런 위기를 어떤 식으로 극복하려 들까? 아마도 대만 수복이라는 대외적 과제를 통해 내부의 분열을 단속하려고 할 공산이 크다.
  
  물론 그것이 전쟁은 아니다. 중국은 현재 그럴 입장이 아니다. 다만 민족주의적 열정에 호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동북 공정 역시 일당 체제에 대한 도전이 있을 때를 대비한 내부단속용이 아닌가 여긴다.
  
  그런데 중국의 거품 해소와 내부 분열은 우리에게 그렇다면 호재인 것일까?
  
  얻는 것도 잃는 것도 있을 것이다.
  
  먼저 경제적 문제를 보기로 한다.
  
  중국 경제의 거품 해소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있어 엄청난 폭풍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이어서 거의 우리 기술 수준을 따라잡은 중국이 경제파탄을 맞게 되면, 외환위기 당시 우리가 그러했듯이 덤핑 밀어내기 수출로 극복하려고 들 것이 자명한데 그럴 경우 우리에게는 더더욱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 경제는 그 결과 침체를 맞을 것이다. 또 예를 들어 저렴하고 성능도 그런대로 쓸 만한 중국산 자동차가 우리시장에 밀고 들어온다면 주머니가 빈약해진 우리 국민들은 어쩔 수 없이 그 차를 타게 될 것이니 이미 고가가 된 국산차는 또 다시 침체를 맞이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가 외환위기 이후 살아남은 대기업들이 일류 경영을 지향했듯이 중국의 기업들 역시 거품 해소를 계기로 가일층 기술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을 보일 것이니 우리에게는 그 또한 힘겨운 경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정리하면 2008년 미국 경기 침체 시작은 3년 뒤인 2011년에 가서 중국의 거품 해소 국면을 유발하고 그것은 바로 한국 경제에 대해 겨울 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추산이다.
  
  그리고 북한 문제가 있다.
  
  현재 김정일 체제를 유지시키는 힘은 우리와 더불어 중국의 지원이다. 그러나 중국이 자체의 거품 해소로 겨를이 없어지면 김정일 체제는 그것으로 붕괴되고 만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러면 북한을 놓고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까지 가세하여 각자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려는 일대 국면이 연출될 것이다.
  
  우리 땅인데 왜 주변국들이 간섭하느냐 항변할 수 있겠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60년 전에 미국의 젊은이가 수 만 명, 중국은 백 만 이상의 젊은이가 이 땅에 뼈를 묻어야 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생명을 돈으로 환산하면 천문학적 액수일 터이니 그들 역시 당연히 한반도의 문제에 대해 엄연한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
  
  복잡한 국제 정치적 절충이 따르겠지만, 그런 상황에서 우리의 통일 의도가 확실하다면 북한을 먹여 살려야 하는 부담 정도는 당연히 우리가 지겠다고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 경제도 어려워 죽을 지경에 북한 주민까지 부담하는 일은 분명 우리에게 엄청난 짐이 되겠지만 그것이 남북한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일진대 마다해서야 되겠는가!
  
  필자가 2008년 초반이야말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갱생의 길로 나올 수 있는 마지막 시한이라고 얼마 전 글에서 말한 것도 이런 일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북한의 붕괴는 우리 경제에 있어 하나의 새로운 기회로 작용한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절차를 거쳐 남북한이 명실 공히 하나가 되는 시점은 아마도 2014 갑오(甲午)년이라 여긴다. 이는 구한말 갑오(甲午)년에 새로운 체제를 시도했듯이 통일 한국의 체제 역시 그 때가 아니겠느냐 하는 생각이다.
  
  311회 '정해년을 보내며'란 글에서 우리 국운의 겨울에 닥칠 두 가지 어려움과 두 가지 과제를 얘기하면서 중국 문제를 얘기한 것의 배경에 놓인 필자의 생각이 현재 이 글이다.
  
  60년 주기로 우리 국운을 볼 때 2011년은 홍장불견(虹藏不見)에 해당된다.
  
  홍장불견이란 무슨 말인가?
  
  무지개가 숨어서 보이질 않는다는 말이다. 무지개는 희망이고 꿈일진대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의 어려움이 그만큼 클 것이라는 것이다.
  
  2011년의 60년 전인 1951년에는 한국 전쟁의 와중이었다. 이번의 어려움은 그에 비하면 그저 먹고 살 길이 다소 어렵다는 정도이니 그나마 큰 다행이라 여긴다.
  
  이번의 이명박 정부는 기업들의 투자를 최대한 독려한다고 하는데, 미래의 경쟁력을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우리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를 선택한 것은 뭔가를 감지한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암울한 얘기는 몇 년 전부터 생각해온 것이다. 공연히 사람들 마음만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많이 망설였다.
  
  하지만 이런 암울한 경우도 닥쳐올 수 있다는 것을 터놓고 얘기하는 것 또한 우리의 앞날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있을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그려보고 경중과 가능성에 따라 대비하는 것이 위험관리이니, 멀리는 임진왜란 당시 유성룡 선생이 전한 '징비(懲毖)'의 정신에 조금이라도 부합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다.
  
  모두들 희망을 얘기하는 정초에 냉기 어린 사무실에서 밤이 깊도록 이런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 약해질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그간의 생각을 모두 얘기하고자 한다. 앞으로 일본과 미국, 러시아까지 우리를 둘러싼 나라들의 운세 전개와 그것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 좋은 얘기와 나쁜 얘기까지도 모두 말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그런 시련을 어떤 결의와 방식으로 극복할 것인지, 마침내 우리가 어떻게 선진의 반열에 올라설 것인지의 희망에 대해서도 얘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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