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을 세우고 길을 가는 자에게  _  2009.7.16
志猶學海 業比登山 無迷其途 無絶其源
지유학해 업비등산 무미기도 무절기원

뜻을 세울 때는 너른 바다로부터 배우고,
정한 바 業(업)은 산을 오르듯 해야 한다.
도중에 길을 잘못 들지 않도록 해야 하고,
처음 시작할 때의 뜻이 끊어지지 말아야 한다.

호호당 생각;

샘에서 솟은 물이 내를 이루고 강을 만들면서 끝내 바다로 갑니다.

우리가 뜻을 세울 때, 섣불리 마음 내키는 대로 잠시의 호기심에 끌려 일단 해보다가 좋으면 더 해보고 그러다가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의 가벼운 마음을 가지면 언제든지 중도에 그만 두게 되는 법입니다.

오늘날 세상은 길이 없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도 많은 것이 탈이라 여깁니다.  

옵션(option)이 다양하면 고르고 선택하는 맛이 있어 일견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실은 선택을 함에 있어 속단하기 쉽고 그렇게 몇 번 정했다가 번복하고를 반복하다보면 우리 속에 지닌 당초의 맑고 응집된 기운이 그만 지쳐버리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 갈래 길이 많은 것은 부러워할 일이 아니라 하겠습니다.

한 번 시작하면 끝내 바다에 이를 때까지 밀고 나간다는 결의가 서야 무슨 일에든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럴 줄 알았나? 이럴 줄은 차마 몰랐다, 전혀 상식 밖의 상황이다, 이런 핑계로 처음의 선택과 결정을 번복하지 말고 신중히 생각하고 또 따져봐서 한 번 정했으면 어떤 일이 있어도 변치 않는 것을 두고 志操(지조)라고 합니다.  

한 번 정한 뜻을 밀고 나가는 자세, 지조를 지닐 때 일과 사업의 반은 이미 성공인 것입니다. 그래서 시작이 반이다 하는 말이 있는 것이지 무조건 시작이 반은 아닌 것입니다.

그리고 뜻을 정했으면 이제 남은 것은 실행인 데, 이 역시 높은 산을 오르듯 꾸준히 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요즘 세상에는 등산하면서 산을 정복한다는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말을 하곤 합니다.

산을 정복하다니요? 당치 않은 말입니다. 산에 오르려면 산을 공경하고 기도 드리는 마음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산을 오름에 있어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 다짐해야 산도 도와주는 법입니다.  

산을 오르면서 포기하고픈 우리 마음을 다스리는 일만 있을 뿐이지 산이 정복되는 법은 세상에 없습니다.

그리고 도중에 힘들고 핑계가 생겨 이리 저리 지름길을 찾다보면 처음에는 빨리 가는 길 같아도 실은 잘못된 길이기 십상입니다. 앞선 사람이 밟아간 길을 일단은 따르는 것이 힘들지만 지름길인 것입니다.

직장을 다니다 보면 싫증도 나고 현실의 두터운 벽도 느끼게 됩니다. 나는 자유인이어야 해! 하고 다른 길을 들어서고픈 생각이 들 때마다 여러 주위의 선배나 성공을 거둔 사람들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길을 모를 때 우리가 길을 묻듯이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떠나온 자리로부터 멀어질수록 우리는 길을 떠난 이유에 대해 자꾸 의심하게 되고 회의하게 됩니다. 돌아가자니 멀고 앞으로 가자니 또한 멀어서 방황하게도 됩니다. 마음이 갈리면 발걸음도 갈리는 법이라 그렇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떠나올 때의 初心(초심)을 새기고 다시 확인하면서 후회할 지라도 일단 旅程(여정)을 마무리할 때까지 판단을 보류하는 생각을 갖는 것이 당신을 마침내 길의 끝까지 인도할 것입니다.  

그러면 마침내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아주 소수의 사람만이 보았고 느꼈고 경험했던 어떤 무엇과 만나게 될 것입니다. 成功(성공)이란 그 무엇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이 함부로 하는 말에 지나지 않습니다.

위의 짧은 원문은 중국 北魏(북위)의 학자 刑邵(형소)가 남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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