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을 떠난 독서의 즐거움  _  2009.7.10
讀書之樂何處尋 독서지락하처심
數點梅花天地心 수점매화천지심

“책 읽는 즐거움을 어디에서 찾을꼬 하니, 쌀쌀한 봄날 피어나는 몇 떨기 매화에 있더라.”

매화가 四君子(사군자)에 들어가는 까닭은 그 절개와 지조 때문이다. 흐드러지게 수북하게 피어난 정원의 매화가 아니라, 겨울 추위가 미처 물러가지 않은 날, 몇 점 피어난 산매화가 그것이다. 그 매화는 향기로 사람을 유인하지 않으니, 궁핍할지언정 ‘제발 좀 나를 알아주시오’ 하는 궁상은 떨지 않는다.

요즘 세상에 在野(재야)나 은사라고 자칭하면서 궁상을 떠는 이 실로 많다. 알아주길 바라는 공명심을 버리지 못했으면 그게 무슨 재야이고 隱士(은사)일까나! 그리고 높은 콧대를 끝내 지키고자 한다면 일생의 辛苦(신고)를 자랑으로 여겨야 할 것을.

산천 경계에 무심히 피어난 꽃을 놓고 세상사에 비기는 것조차 매화의 맑은 정신을 더럽히는 것 같아 미안하게 여겨야 하리.

독서하는 것 역시 배워서 지식자랑을 하거나 공명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를 도야하기 위함이고, 그로서 충분하다 여기는 自足(자족)의 마음을 이른 봄 피는 몇 떨기 매화에 비기고 있다. 그 정신이 실로 맑고 자유롭지 아니한가!

이 글은 宋儒學(송유학)을 집대성한 朱熹(주희)가 남긴 ‘四時讀書樂’에 나오는 문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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