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감추고 어둠을 기르다  _  2009.9.1
韜光養晦(도광양회)라는 말의 뜻이다.

삼국지의 유비가 조조의 식객으로 있을 때였다. 조조 참모들이 유비가 범상치 않다고 제거하라는 조언을 하고 있음을 알아차린 유비는 더욱 몸을 낮추어 조조와 그 참모들의 경계심을 풀게 했다는 故事(고사)에서 온 말이다. 인내하며 때를 기다린다는 말로 많이 쓴다.

이와 유사한 말도 있다.

凡事韜晦 不獨益己 抑且益人, 凡事表暴 不獨損人 抑且損己
범사도회 부독익기 억차익인, 범사표폭 부독손인 억차손기

매사에 재능을 감추면 자신에게도 이롭고 타인에게도 이롭다, 그러나 매사 재능을 지나치게 드러내면 타인에게도 손해를 끼치고 자신에게도 해가 된다.

(抑且 란 말은 ‘더하여’란 의미이다.)

호호당 생각;

이런 말은 중국인들의 세월에 걸친 처세훈이지만 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특히 젊은 혈기의 시절에는.

더욱이 튀고 볼 일, 튀는 놈이 장땡이라는 사조가 유행하는 오늘날에는 더욱 그렇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며 따라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음을 한탄하는 지금의 세월이니 말이다.

그러니 무조건 감춘다고 능사는 아님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왜 이런 말이 나왔을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함부로 남의 말이나 주장을 부정하지 않는 법을 어려서부터 익혀왔기에 시간을 두고 생각해왔다.  

머리 한 구석에 오래 묵힌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 고전을 보면서 답을 얻은 것이기도 하다.

회남자 원도훈에 이런 말이 있다.

與陰俱閉 與陽俱開
여음구폐 여양구개

음을 만났을 때는 함께 몸을 숨기고 양을 만났을 때에는 함께 드러낸다.

때가 숨길 때면 재능을 숨겨야 몸을 편히 보전할 수 있을 것이고, 때가 펼칠 때면 아낌없이 재능을 드러내어 세상을 경영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간단히 말해 때를 보아 처세를 한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것이다. 여기저기에서 때가 되면 새로운 강호들이 등장하는 것이 세상이라 하겠다.

유비 또한 조조의 칼끝 앞에서 재능을 숨긴 것이고, 자유를 얻자 과감히 깃발을 올렸던 것이다. 따라서 일방적으로 언제나 ‘도광양해’할 일만은 아님이다.

다만 우리가 상대하는 바다 거너 중국인들은 늘 도광양해의 정신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알아두는 것이 장차 필요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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