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남자 精神訓(정신훈)에서  _  2009.7.25
무릇 천지의 도는 크기가 한량없음에도 그 章光(장광), 밝은 빛을 절약하고 神明(신명)을 아낀다. 그러니 사람이 자신의 耳目(이목), 귀와 눈을 숯불에  그슬리듯 쉼 없이 혹사하며, 자신의 精神(정신)을 단속하지 않고 그저 밖으로만 내달리게 두어도 되는 것일까?

血氣(혈기)란 사람의 華(화), 꽃다움이고 五臟(오장)은 사람의 精(정), 생명의 원천이다. 혈기가 오장에 머물면서 바깥으로 넘쳐나지 않으면 胸腹(흉복)은 생기로 가득 차고 嗜慾(기욕), 번다한 욕망은 사라지게 된다.

그러면 耳目(이목)은 맑게 듣고 멀리 보게 되니 일러서 明(명), 밝음이라 한다.

오장이 마음에 속하여 떨어짐이 없으면 불끈하는 생각이 사라지고 행동함에 있어 치우치지 않는다. 불끈하는 생각이 사라지고 행동에 치우침이 없으면 정신은 더욱 盛(성)해지고 氣(기)는 흩어지지 않는다. 정신이 성하고 기가 흩어지지 않는 것을 理(리)라고 한다. 理(리)는 바로 均(균), 고름이니, 均하면 通(통)하게 되고 통하면 神(신)을 얻으리라.  

신을 얻으면 보아서 보이지 않는 것이 없고, 들어서 들리지 않는 것이 없으며, 해서 되지 않는 일이 없게 된다. 그러니 우환이 들어올 수 없고, 邪氣(사기)가 침습할 수 없다.  

세상에는 온 세상천지를 다 뒤져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내 속에 머물건만 미처 보지 못하는 일도 있다. 그렇기에 구하는 것이 많아도 정작 얻는 것은 적고, 큰 것을 보지만 정작 아는 것은 적게 되는 것이다.  

무릇 우리 몸의 아홉 구멍은 정신이 드나드는 창과 문이며, 氣志(기지)는 五臟(오장)이 부리는 심부름꾼인데, 이목이 소리와 색의 즐거움에 지나치게 빠져들면 오장은 요동하여 안정되지 않는다. 오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혈기는 滔蕩(도탕), 끓어 넘쳐 쉴 틈이 없게 된다.

혈기가 도탕하고 쉬지를 못하면 정신은 바깥으로 내달아 안으로 지키지 못한다. 정신이 밖으로 내달아 안으로 지키지 못하면 禍福(화복),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그것이 마치 산더미처럼 몰려와도 미처 알아차리질 못한다.

하지만 이목을 밝게 간직하면서 쓸 데 없는 유혹에 휘둘리지 않게 하면 기지는 텅 비고 고요해지며 편안해지니 기욕은 사라진다. 오장이 안정을 찾아 충만하고 밖으로 기운이 새어나가지 않으면 정신은 몸 안을 지키면서 바깥으로 나돌지 않으니 지난 일의 경과와 다가올 일의 전말까지도 환히 볼 수 있을 것이니 하물며 화복이 오는 것을 보지 못할 까닭이 있겠는가!

따라서 말하길, 더 멀리 나가서 살피는 자가 아는 것은 더 적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정신을 지나치게 바깥에만 두어선 안 된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번다한 색은 눈을 어지럽히니 눈은 어두워지고, 번다한 소리는 귀를 어지럽혀 멀게 만들고, 번다한 맛이 입을 어지럽혀 다치게 하며, 嗜好(기호)는 마음을 어지럽게 만들어 행동을 들뜨게 한다. 이 네 가지, 눈과 귀, 입과 마음은 실로 소중히 보살피고 지켜야 하는 것이지만 사람마다 한결같이 손상을 받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이다.

따라서 말하길, 嗜慾(기욕)은 사람의 기를 밖으로 새어나가게 하고, 好憎(호증), 좋아함과 싫어함은 사람의 마음을 피로하게 하니 빨리 이들을 멀리하지 않으면 기운은 날로 마모가 될 것이 아니겠는가. 무릇 사람이 요절하거나 형벌이나 사형을 당하게 되어 그 타고난 수명을 마치지 못함은 어떤 까닭일까? 그것은 너무 살고자 하는 마음이 두텁기 때문이다. 오히려 너무 잘 살고자 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만이 타고난 삶을 지키고 닦는 길이라 하겠다.

호호당의 말;

여기 옮긴 말들을 여러 번 되풀이 읽어보시지요. 우리가 가지고 태어난 하나밖에 없는 우리의 생명을 기르는 방법, 즉 養生(양생)의 이치를 일점 군더더기 없이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좋고 싫음이 너무 분명하고 그것에 따라 우리의 마음을 정하는 습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결과 어떤 일이 생길까요?

세상은 내 마음에 맞지 않는 일이 더 많으니 늘 괴로울 것이고 또 미운 놈만 눈에 가득할 것입니다. 한편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나 일만 추구하다보면 편벽하고 괴팍한 정서만 쌓여갈 것입니다. 마음에 毒(독)이 되는 것이지요.  

욱하고 성질을 부려본 들 세상은 마치 나를 비웃듯 그대로 흘러가니 성질만 격해지고 못쓰게 될 것입니다. 너무 슬퍼하면 폐를 상하게 되고 너무 즐거운 일만 쫓으면 心(심)을 다치게 되며, 욱하는 일이 잦으면 肝(간)을 손상시키고, 번다한 일에 매달리면 腎(신)을 상하게 하여 우리의 기운은 날로 마모되고 수명은 더욱 짧아질 것입니다.

말은 한 번 더 생각한 다음에 뱉고, 들어오는 소리와 말은 가려서 들으며, 온갖 기호와 호증에 빠져 세월을 보내다보면 어느덧 남는 것은 피폐한 마음과 몸일 것입니다. 우리 몸과 마음은 결코 무쇠가 아니라는 사실.  

텔레비전을 틀었다 하면 갖은 소리와 색으로 우리를 꼬드기고 신문이나 뉴스를 볼라치면 온통 남 탓하고 욕하는 것으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그리고 너무 건강검진이나 의학 상식에 귀를 쫑긋거리지만 마시고, 그 날 그 날 우리 마음에 쌓여오는 毒(독)을 씻어내시기 바랍니다. 수명은 하늘에 맡긴 것이라 생각하고, 천연하고도 태평하게 눈앞의 시간들을 누리다보면 어느덧 남산 위의 落落長松(낙락장송)이 될 것입니다. 이 말에 하등의 틀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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