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 지나 여름이네.  _  2009.5.25
세상이 온통 푸르다. 이제 신록의 때는 지나가고 잎새 무성하여 서늘한 나무 그늘이 반가운 계절, 여름으로 들어섰다.  

올 봄은 비가 비교적 때에 맞추어 내렸다. 문득 수호지의 ‘송강’이 생각난다. 그의 별호가 及時雨(급시우), 때에 맞는 비라고 했다지.

때에 맞추어 내리는 비, 얼마나 달고 시원한 것인가!

어린 백성들이 바라는 것도 그런 ‘때에 맞는 비’.

그런데 백성들도 너무 어리다 보면 구름이 때에 맞추어 비를 뿌려도 그 비가 충분치 않으면 그리고 골고루 내리지 않으면 은혜로 여기기는커녕 외려  원망을 하니 비를 가져온 구름도 칭찬받기가 실로 어렵다.

이제 여름이다. 목이 마르기 쉬운 때.

무더운 날이라 속이 타고 목도 마르다고 한껏 냉수를 벌컥 들이마시면 배탈이 난다. 여름은 여름 나름의 알맞음이 있을 것이니 여름 비 역시 때에 맞춘 비라 해도 간간해야 하고 더러 모자란 듯해야 하겠다.

먹장구름 모여서 그저 한 소나기 내리는 것은 좋으나 열 소나기 백 소나기 되어서는 안 되듯, 우리 마음에 바라는 비도 그저 한 소나기 정도로 그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떠나신 임을 위해 향을 피웠으면 찾고자 하는 이 가리지 말고 정중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고인의 뜻을 기리는 것이 될 것 같다. 한편 저녘에선 속이 탄다고 저렇게 위험한 불놀이를 해대니 딱하다.

여름 들어서는 문턱에서 여러 일들이 많으니 비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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