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로 가는 첫 걸음(하) --돈 이야기 제3회  _  2009.5.25
지난 글에서 부자의 유형과 그들의 나중 일에 대해 얘기했다. 이와 같이 한번 모은 부를 평생 유지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나아가서 한 번 부자가 되었다가 실패하고 나면 삶은 더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돈에 관한 단 하나의 원칙도 얘기했으니 ‘돈과 자산은 그것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 곁에서만 머문다’는 점이다.

이 말은 당신이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지킬 능력이 없으면 결국 잃게 된다는 것이고 또 자식들에게 아무리 많이 물려주어도 지킬 능력이 없다면 결국 다 잃게 되고 심지어는 그로 인해 평범하게 삶을 시작한 다른 집 아이들보다 더 고통스런 삶을 맛볼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무섭지 아니한가?

물려줄 것이 없었다면 그 아이는 남들처럼 부자들을 좀 미워하고 질시하는 한편 열심히 아등바등 하다보면 노후에 안정된 인생을 살아갈 수도 있을 터인데, 공연히 내 자식 위하는 마음에 잔뜩 물려준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물론 많은 것 바라지 않고 내 태어나 단 한 번이라도 큰소리치고 살아봤으면 하는 마음도 이해는 간다.

‘하루를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면 나는 그 길을 택하고 싶다’는 유행가 가사는 하지만 실로 거짓이고 자기기만이다.

말처럼 그렇게 행복한 하루를 살고 다음 날 아침 이제 그만 할 수 있겠는가, 그토록 좋은 것을 어떻게 하루 만에 그만 둘 수 있으리오 말이다. 이번만 내 부탁을 들어주면 더 이상 어렵게 하지 않겠다는 유혹만큼 치명적인 유혹이 이 세상에 어디 있으랴!

이 모두 ‘영턱스’의 ‘한 번만 안아 주세요’ 와 같은 것이니 그저 노랫말은 노랫말인 것이다.

부자가 된다는 것 물론 쉬운 일이 아니지만, 부자로서 일생을 마친다는 것은 진짜 진짜 어렵다는 사실, 그리고 그 부를 자녀에게 남겨주고 그 자녀가 부모처럼 잘 살다간다는 것은 사실 확률이 무지하게 드문 얘기라는 점부터 확실하게 알고 출발할 일이다.

그래서 자녀에게 부를 넘겨주고 싶다면 그에 상응하는 내공을 쌓도록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創業(창업)과 守成(수성)이란 말이 있다.

창업은 한때 ‘운빨’만 있으면 가능하지만 긴 시간 속에서 그것을 유지해가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으니 수성이 더 어려운 법이다.

마키아벨리는 ‘로마사 논고’에서 3 대가는 영명한 군주는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만일 그렇다면 이 세계는 진작에 하나로 통일되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알렉산더 대왕은 그 부친 필립 왕이 만든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를 제패했다. 그러나 그 아들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했다.

우리말에도 3 대 가는 부자는 없다는 말이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십 수대를 이어가는 부자 집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을 들 수 있다. 메디치 가문은 어떻게 하여 그토록 장구한 세월 속에서 부를 유지하고 이어갈 수 있었을까?

사람들은 큰 부자가 끊임없이 더 큰 부를 끌어 모으려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야말로 부자가 되어보질 않아 그런 오해를 한다.

부자는 본전만 지키고 있어도 부자, 그 점을 모르기 때문이다. 진정한 부자들은 본전도 그대로 지키려는 것이 아니고 약간씩 잃어가더라도 된다고 생각한다.

가령 창업 1대가 10 조를 벌었다고 하자. 여기서 인플레이션은 빼고 얘기이다. 다음 대는 5 조만 되어도 여전히 부자이고 3대째에 가서 2조만 남아도 역시 엄청 부자인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반씩 줄어들어도 500 억이 될 때까지 8 대를 이어갈 수 있다. 그리고 500 억의 돈은 여전히 엄청 부자이다.

그러나 더 늘리려고 욕심을 내다가 한 번만 삐끗하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날아간다. 합리적인 부자라 한다면 왜 더 벌려고 하겠는가.
  
호호당은 부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좀 알고 있다. 세상의 부자들은 마땅히 호호당을 찾아와서 배워야 할 터인데 무명의 은사에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니 안심해도 좋다. ㅋㅋㅋ.

한 가지 힌트를 드리고자, 한국 최고의 재벌 삼성을 생각해보자.

호호당은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씨가 얌전하게 살면 그 부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 여긴다. 그냥 무위도식해도 좋고 다소 방탕하면서 좀 염문을 뿌려도 좋다. 그래봤자 몇 푼 들지 않을 것이니. 가장 좋기는 학문과 예술을 애호하는 척 하는 것이다.

부잣집 아들은 학문과 예술의 후원자가 되는 길이 실은 부를 지키는 첩경임을 세상 사람들은 물론 정작 부자와 재벌들도 모른다.

사업? 그러니까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쳐지지 않는 사업가가 되겠다는 것이야말로 확실하게 망하는 지름길이다.

만일 이재용 씨가 그 길을 택한다면 삼성은 20 년 뒤에 흔적도 남지 않을 것이다. 황성 옛터에 밤이 되니 나그네 서름만 더 깊네 꼴이 될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혹시라도 이재용 씨와 연이 닿는다면 그리고 이런 말을 해도 되는 입장이라면 꼭 말을 전해주시기를. 쓸데없이 좀 안다고 해서 말을 함부로 하다보면 당신을 위태롭게 할 것이니. 본시, 용의 逆鱗(역린)을 건드는 것은 지난한 일이라는 점.

부자의 守成(수성)학은 이 뿐만 아닌 것이니 실로 어렵다.  

아무튼 이 글을 부자가 가는 첫걸음이니 부자가 되지도 않았는데 부자 지키는 얘기를 너무 길게 하면 그럴 것이니 되돌아오자.

앞서 글에서 부자의 유형 다섯 가지를 먼저 유심히 살펴보기 바란다. 그 유형 중에서 스스로에게 가능성이 있다 여겨지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라는 것이다.

한 번의 요행이 당신을 부자로 만들 수도 있지만 그 효력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다. 행운 이상의 무엇, 그러니까 당신 스스로가 지닌 다른 무엇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실은 한 번의 행운은 좋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신을 시험대에 세우는 일인 경우도 많다.

로또 되기 전에는 그냥 그럭저럭 잘 살았는데 당첨이 되고 3년이 지나니 삶이 피폐해지고 망가져있더라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

성공하려면 행운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행운이 찾아오는 시기가 대단히 중요하다. 능력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자에게 행운은 毒杯(독배)일 수 있는 것이며, 시련과 단련을 통해 다져진 자에게 찾아오는 행운은 비록 적은 것일지라도 순식간에 세상을 덮는 파도와도 같다는 점, 명심 또 명심하시기 바란다. 강조 또 강조!

성공한 사람, 부자가 된 사람의 경우를 보면 대강 이렇다.

부자가 될 수 있는 기질과 능력이 있다. 그래서 길을 나선 결과 행운이 찾아온다. 그러면 착각에 빠진다. 자신의 능력을 확인했다는 생각은 바로 자만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쫄닥 망하거나 왕창 혼이 난다.

그리하여 낙담도 하고 포기도 하지만 내면에 깃든 자신도 모르는 그 무엇이 그로 하여금 다시 일어서게끔 만든다. (이 대목이 중요하다. 진정 바닥을 쳐야만 자신의 의지와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열라’ 내공을 쌓는다. 처음부터 새로 배우고 시작하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최선을 다한다. 세월이 간다. 어느 날 뜻하지 않은 기회가 주어진다.

처음에는 그것이 기회인 줄도 모른다. 그저 조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을 뿐인데 그것이 바로 넝쿨 줄기였다. 그리하여 확실한 기반을 닦는다.

그러나 방심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행운은 실력이 아니라 여기고 그저 즐기면서 최선을 다한다. 세월이 흘러 그는 감히 남이 넘볼 수 없는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이것이 부자로 가는 가장 흔한 길인 것이니 이 역시 일종의 道(도)인 셈이다.

그런데 부자는 그 자체로서 남의 질시와 원망의 대상이 된다는 점도 알아두어야 한다. 그래서 다음 글부터는 돈과 부의 속성에 관한 얘기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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