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포브스, 어린아이와도 같았던 어느 부자의 일생  _  2009.8.11
주기적으로 들르는 사이트는 32 개, 한 바퀴 다 돌면 일주일이 간다. 그 중에서 매일 보는 사이트도 있다, ‘포브스’와 ‘파이낸셜 타임즈’이다.

오늘은 늘 공짜로 보는 혜택도 있고 하니 ‘포브스’에 대한 얘기, 그러니까 포브스를 키워낸 ‘말콤 포브스’에 대한 얘기를 할 까 한다. 모라꼿 잔여세력이 만들어내는 비를 보니 더욱 그렇다.

말콤 포브스는 복도 많고 평생 재미있는 일만 실컷 하다가 세상을 떠난 사람이다.

1919 년 8월 19일생이라 되어있다. 생시를 모르지만 예측이 아니라 되짚어보는 일이라 큰 문제가 없다.

연 己未(기미)
월 壬申(임신)
일 癸卯(계묘)

숙달된 사수의 솜씨로 대뜸 계묘년을 찾아본다. 1963 년이다.

과연 그 해 말콤 포브스에게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아버지가 경영하던 포브스 잡지를 형과 함께 경영하다가 형마저 세상을 떠나자 잔여 주주들의 주식을 고가로 매수하고 경영의 전권을 손에 넣었다.

이때부터 그가 하는 일은 일마다 대박이고 성공이었다. 언제까지?

30 년간을 보면 된다. 그러니 1993 년이 되는데 그는 1990 년 2월에 심장마비로 죽었다. 나는 이렇게 죽는 것도 복이라 본다. 상승 운에 죽으면 아쉽긴 하지만 더러운 꼴을 보지 않을 수 있으니. 그리고 또 좋은 점은 상승 흐름에 죽으면 그 자식에게 그 복이 이전되는 운명의 묘한 이치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부호 리스트’이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질이 지랄 맞은 말콤 포브스는 강행했고 결국 대박이 났다.

부자들의 재산을 조사해서 순위까지 매겨 발표했던 것인데, 처음에 부자들은 자신의 재산을 들쑤시고 다니니 모두 불쾌해했지만 나중에는 자신의 순위가 뒤로 쳐지면 그렇지 않다고 적극적인 해명까지 하게 되었다 한다.

지금도 포브스의 매력은 다양한 분야에 걸친 순위 발표에 있다.

이 사람의 태어난 날이 癸卯(계묘)일이니 그가 좋아하는 것은 불의 기운이 된다. 불의 기운에 해당되는 것으로 연예인적인 자질, 주목받는 것을 즐기는 성격, 광고 업무에 대한 감각, 여행-특히 항공 여행-과 화려한 행사 등이 있다.

그는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에 올라타고 수많은 무리들을 끌고 돌아다니면서 주목을 받았고, 나중에는 열기구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하려고 시도한 적도 있다.

보잉 전용기를 타고 돌아다녔으며, 모로코에 엄청난 별장을 구입해서 수백만 달러를 들여 거창한 생일파티를 열기도 했다.

그는 타고난 광고쟁이였다. 그의 잡지가 돈을 벌어들인 것도 결국 광고주를 끌어들이는 능력과 먹히는 광고에 대한 그의 천부적인 감각 때문이었다.

또 아내와 이혼한 후 한동안 슬퍼했지만 나중에 ‘리즈 테일러’와 결혼하면서 더더욱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그는 그 시선을 즐겼다.

그의 일생을 보면 정열은 어린 아이와 같고, 사업 능력은 대단히 뛰어났다.

그는 많은 것들을 수집했는데, 남들이 인정해주는 것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을 수집했다. 미니어처 병정이나 모형 군함, 금으로 장식된 부활절 달걀 등 꼭 어린아이 취향이었다. 결국 세계에서 미니어처 병정을 가장 많이 모은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 수집품들로 갤러리를 만들었는데 정부가 세금 혜택을 주자 너무나 즐거워했고 몇 년간 자랑하고 다녔다.

한 때 개방 초기의 중국 정부 기관지에서 그를 자본주의자들의 도구, 영어로 tool of capitalists, 우리말로는 ‘자본주의자들의 앞잡이’ 정도로 폄하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오히려 반색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엄청 자랑하고 다녔을 뿐 아니라 회사의 선전문구로 삼을 정도였다.

이 사람은 돈 버는 것을 엄청나게 즐겼고 돈 쓰는 일도 엄청나게 즐겼다.

경영에는 독단적이었지만 쾌활했고 돈을 잘 쓰는 터라 적도 별로 없었다. 문자 그대로 자본주의자들이 성공 케이스로 써먹기에 딱 좋은 역할을 했고 그 역시 그 역할을 즐겼다.

‘좋은 게 좋은 거’하는 그의 철학은 그가 지독히도 어린아이 같았기에 사람들은 순수하게 받아들였다.

‘아들아, 100 가지 문제가 있다면 99 가지는 돈이 해답이란다’는 그의 말은 너무나도 재미가 있다. 이를 두고 배금주의자 내지는 물질만능주의자라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다양성 그 자체를 인정하는 내 입장에서 아주 순수한 전형이라 여겨지니 전혀 밉지가 않다.

그렇다면 나 호호당의 삶에 대한 입장은? 하고 확인해본다. 나는 에피쿠로스적 쾌락주의, 견유학파 내지는 스토아적 금욕주의에 가깝고 동양학적으로 말하면 老壯(노장)주의라 하겠다.

여기서 재미난 공상을 해본다.

말콤 포브스와 만나 얘기를 한다고 하자.

“이 보시게, 호호당, 나는 돈이 99% 전부라고 생각하는데 자네는 어떠신가?”  

“저도 대충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니, 자네는 이상한 노장과 스토아시즘, 견유학파, 에피쿠로스 등등 돈과 하등 무관한 주의를 따른다던데?”

“그렇게요, 그런데 말콤 씨, 돈이 답이다 하는 선생의 생각과 이래도 즐겁고 저래도 즐겁게 살자는 저의 입장 사이에 그다지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진 않는데요. 차이가 크다면 크겠지만 없다고 하면 없는 것 아닐는지요. 더욱이 저는 돈이 없어도 즐거울 수 있으니 더 좋은 거 아닐까요? 물론 그런 안일한 마음으로 돈을 벌기는 어렵겠지만요.”

“그럼 자네에게 내가 돈을 좀 주면 어떨까? 그러면 내가 더 고수라고 인정해줄 수 있겠나?”

“물론 좋지요, 좋고 말구요. 돈을 쓰는 동안만큼은 당신의 전적인 지지자가 될 께요. 하하하-”

비오는 대낮의 공상이었다.

말콤은 癸卯(계묘)일에 났으니 물이었고, 지금 비가 내리고 있으니 공짜로 보는 혜택에 대한 아주 작은 갚음이라 하겠다. 참 즐거운 사람이었다, 말콤 포브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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