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 헤르메티시즘의 3대 수행--서양 道學(도학) 시리즈 제2회  _  2009.5.6
앞서 서양의 헤르메티시즘은 서양의 종교와 철학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를 했다. 이를 두고 반드시 종교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모든 종교들이 가지는 요소, 즉 신 그리고 세계 또 참된 자아를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이 가르침, 즉 敎義(교의)를 전하고 있는 책은 크게 세 가지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헤르메스 문서’가 있고 다음으로 앞글에서 번역했던 ‘에머랄드 태블릿’, 그리고 ‘키발리온(Kybalion)’이란 책이다.

그 중에서 헤르메스 문서는 고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불탈 때 상당 부분 함께 유실되었다. 그리고 핵심 사상을 담고 있는 ‘키발리온’은 1912 년에 다시 출판된 이래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英譯(영역)된 글은  다음의 주소를 치면 다운 받을 수 있다. PDF 파일이다.
(www.sacred-magick.com/v/SM-Kybalion.pdf)

‘키발리온’의 내용에 대해서는 다시 기회를 만들기로 하고 우선 흥미로운 부분들부터 얘기하고자 한다.

헤르메티시즘의 3대 수행이 바로 그것이다.

우주적 지혜를 얻으려면 세 가지를 연구하고 수행해서 완전한 경지에 도달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는데 그 첫째는 연금술, 둘째는 점성술, 셋째는 마법이다.

이에 대해 동서양을 비교해보자.  

(서양)                       (동양)
연금술                      연단술
점성술                      음양오행
마법                        도술    

너무나도 같아서 놀랄 따름이다.

그리고 그 주장하는 바도 같다. 헤르메티시즘은 이 세 가지, 즉 연금술은 해, 점성술은 달, 마법은 별에 해당된다고 얘기한다. 이는 동양에서 말하는 천문, 즉 日月星辰(일월성신)인 것이다.  

그중 먼저 연금술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연금술(alchemy)은 아랍어 정관사 ‘al’에 ‘변형’이라는 의미의 ‘khimia’가 결합된 단어라는 것이 통설이다.  

화학을 chemistry 라고 한다. 이는 17 세기 경 화학의 아버지로 불리우게 된 ‘로버트 보일’이 ‘회의적인 화학자(The Skeptical Chemist)’란 자신의 책에서 기존의 연금술을 비판하면서 만든 새로운 용어이다.

다시 말해 alchemy 는 연금술이고 그에서 파생된 chemistry 는 화학인 것이다.

연금술은 주로 일반의 흔한 금속, 즉 싸구려 금속을 금이나 은으로 변형시키거나 또 불로장생의 약이나 물질을 만들고자 하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연금술을 통해 만들어진 불로장생의 물질을 달리 ‘현자의 돌(philosopher's stone, 라틴어로 Lapis Philosophorum)’이라 하기도 하고 또 엘릭시르라 하기도 한다.

엘릭시르(Elixir)는 아랍어 Al-ikseer에서 유래한 것으로 ‘의학용 가루, medical powder’ 란 뜻이다.

연금술, 오랫동안 마음을 설레게 했던 어휘, 어릴 적에 이 어휘를 접하고 나서 무수한 공상을 해왔다. 과연 연금술이 무엇인가, 순 뻥인가, 혹시 진짜인 데 비밀리에 전수되는 비기가 아닐까 등등의 호기심을 풀어야 했다.

살면서 여태껏 얻은 지식과 지혜의 원천은 호기심이었다. 사실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에 대해 공부하기 싫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말이다. 모범생도 아니었고 그저 대충 세월을 보내다가 결국 영어와 한문, 기타 외국어에 대해 공부하게 된 것은 모두 호기심 때문이었다. 국내에 출간되지 않은 책을 읽으려면 어쩔 수 없이 외국어를 공부해야 했다.

그런데 결국 알고 보니 연금술은 금이나 은을 만들고자 함이 아니었다. 그것은 상징일 뿐이었다. 그저 얼핏 보이는 모든 평범함 속에서 우주의 이치가 깃든 신묘한 것을 얻어내고자 함이었다. 그런 연구와 수행의 과정에서 금이나 은이라는 구체적 물질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연금술이었다.

금은 녹이 슬지 않는 완벽한 금속이다. 연금술은 세월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금과 같이 녹슬지 않는 정신과 육체를 만들려는 노력이었다.

노화되지 않는 정신과 육체는 왜 필요한가?

간단히 말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함이지만 이 모두 우리 마음속에 깃든 불안감, 생명은 유한하다는 인식에서 오는 허무감을 극복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영원히 살고자 함이야말로 바로 허황된 욕망이라는 것을.

동양에서의 연단술 역시 동일한 생각이다. 丹(단)은 바로 엘릭시르이고 불로장생의 그 무엇이다. 그 단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연단술이니 서양의 연금술과 정확하게 같은 것이다. 재미난 점은 丹(단)은 붉다는 것으로서 피와  심장을 상징하고 나아가서 생명을 상징한다. 갓 태어난 어린 아기는 발갛다.

단이라는 물질을 만들려는 노력은 그토록 오랫동안 수많은 도사들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자 도인들은 다시 방향을 찾았다.

바로 內丹術(내단술)이다. 숨쉬기를 통해 몸과 마음을  수양하면 마침내 우리 몸속에 깃든 우주의 에너지를 끌어올려 단을 완성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몸에는 단을 만들 수 있는 지점이 세 군데 있다고 하고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아랫배에 있는 丹田(단전)이다.

내단술을 연구하는 이들은 이전에 수은이나 유황을 통해 단을 만들려는 기술을 外丹術(외단술)이라 구분했다. 물론 외단술은 불가능하다고 여긴 것이지만 여전히 일부 사람들에 의해 외단술 역시 포기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주역참동계’라는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의 ‘위백양’이란 술사가 쓴 책이 있다. (이 책은 지금 글을 쓰는 모니터 한 켠에 덩그라니 널부러져 있다.)

주역참동계 역시 물질적인 단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기술한 책이다. 나중에 이 책 역시 정신적 수양을 통한 내단술을 설명하는 책으로 재해석된다.

예로 주자학이란 명칭으로 유명한 朱熹(주희)는 ‘참동계고이’란 책을 지었는데 考異(고이)란 다른 방면으로 고찰해본다는 뜻이다. 주희 역시 참동계란 책을 성리학적 방면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조선 시대 권극중이라는 학자는 ‘참동계주해’를 지었는데 불교의 참선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단 만들기가 물질적 방법으로 어렵다는 것을 느끼자 수많은 학자들이 다른 방식, 대부분 정신적 수양과 수련을 통한 방식으로 극복하려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서양에서도 상황은 동일했다. 18 세기까지의 상당 수 우리에게 알려진 서양철학자 들은 모두 연금술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뉴턴, 케플러, 그리고 종말 날자를 예언했다 해서 유명해진 프랑스의 노스트라다무스 역시 연금술사였다. 이 점에 대해 언제 다시 기회를 잡아 제법 자세하게 얘기하고자 한다.

연금술이란 말, 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에 현혹되기도 했고 불로장생이 된다는 말에도 사람들은 귀를 쫑긋했다.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잘 아시다시피 진시황 역시 불로장생의 약을 찾고자 무진 노력을 했고, 그 이후 수많은 권력자들이 그 뒤를 따라갔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제왕으로서 죽지 않을 수 있다니 어떻게 마음이 가지 않겠는가! 서양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군주들이 연금술에 대해 미혹되어 돈을 지원하기도 하고 벼슬을 주기도 하고 잘못된 약을 먹고 생명을 다치기도 했다. 동서양이 동일하다.

자신이야말로 진짜 연금술사라고 사기쳐먹은 나쁜 놈들도 많은데 이 또한 동서양이 동일하다.

또 연금술을 통해 진정한 깨달음에 도달한 이들도 실은 적지 않았다. 도를 얻은 서양의 어느 도사는 이렇게 말했다. 엘릭시르는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다고.

당신 눈에는 평범한 돌맹이에 불과하지만 도를 얻은 도사에게는 그 역시 엘릭시르라고 말했던 것이다. 아마도 이 도사는 연금술의 秘義(비의)를 체득했던 것 같다.

헤르메티시즘의 3 대 수행 중 하나인 연금술에 대해서 좀 더 얘기해야겠기에 다음 글에서 잇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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