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아 지수(GHI)에 대해  _  2009.12.11
2006 년, 비영리기구인 국제식량정책연구재단(IFPRI)은 ‘글로벌 기아 지수’라는 것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GHI 는 Global Hunger Index 의 약어로서 전 세계 지역별 나라별 굶주림과 영양 부족에 대한 정보를 지수로 만든 것이다.

오랜 연구를 거쳐 개발된 이 지수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산출된다.

GHI: (PUN + CUW + CM) / 3

PUN = 영양부족 상태인 인구의 비율(%)

CUW = 5 세 미만 아동의 체중미달 비율 (%)

CM = 5 세 이전 아동들의 사망률(%)

이 지수가 ‘0’ 일 경우 기아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분류 기준을 보면 다음과 같다.

5 미만은 기아 문제가 거의 없는 상태.
5-9.9 이하는 기아가 심각하지 않은 상태.
10-19.9 는 심각한 기아.
20-29.9 는 경보 발령.
30 이 넘으면 극도의 비상 상황.

이 재단에서 최근에 발표한 자료는 1990 - 2008 기간 중의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자료에는 기아지수가 5 미만인 나라들은 제외된다.

수치가 5 이상인 나라, 즉 식량사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나라 88 개국의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이 기간 중 식량 사정이 급속하게 개선된 나라들과 급격하게 악화된 나라들도 함께 발표했다.

급속하게 개선된 나라를 순서대로 보면 쿠웨이트, 페루, 시리아 공화국, 터키, 멕시코, 이집트, 베트남, 태국, 브라질, 마지막으로 이란이 올라가 있다. 이란의 경우 다소 틀리지만, 대다수는 문호 개방으로 글로벌화의 혜택을 입은 경우라 하겠다.

그리고 악화된 나라를 보면 다음과 같다.

1등이 콩고이고 2등이 북한이다. 그 뒤로 계속 보면 스와질랜드, 기니, 짐바브웨, 브룬디, 리베리아, 코모로스, 보츠와나, 잠비아 순이다.

북한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아프리카 지역이다.

아프리카 지역이야 오랜 내전과 독재, 가뭄 등으로 그럴 수 있다지만 북한이 들어가 있다는 것은 실로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제2등을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북한은 1990 년의 13.1 에서 2008 년 18.8 로 악화되었다. 18.8 은 ‘심각 상태’의 거의 최상단에 위치한다.

물론 1995-1998 년까지의 대기근사태(고난의 행군) 당시에는 당연히 최상위였을 것이고, 사정이 나아진 최근, 우리와 중국, 미국 등으로부터 식량 원조를 받은 상태에서도 저 정도이니 더욱 충격적이다.

이야말로 세습 독재 권력이 국민들을 외부세계와 단절시켜놓은 채, ‘主體(주체)와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美名(미명) 아래 보여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서 북한은 다른 누구도 아니고 바로 우리의 일부라는 사실이다.  

며칠 전 북한의 대기근 당시 4 백만이 아사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몇 년 전에 외신 보도에서 접하고 나서 개인적 친분이 있던 중국 대사관 직원으로부터 거듭 확인하고 난 이래 그런 줄 알고 지내왔다. 그런데 어떤 독자분이 근거가 있는 말이냐는 질문을 해왔다.

그 바람에 다시 그 출처를 검색해보았다.

내가 접했던 기사 원문은 1999 년 CNN 의 것으로서 이런 내용이었다.

According to a report by North Korea's Public Security Ministry, the North estimates its losses from 2.5 million to 3 million people from 1995 to March 1998.

‘북한 국가보위부의 보고에 따르면, 북한은 1995-1998 기간 중 2.5 백만에서 3 백만에 이르는 인명 손실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북한 당국의 평가가 그렇다고 하니 어 이거 장난이 아니네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친하게 지내던 중국 대사관 직원에게 물어보니 중국 정부는 북한의 기아로 인한 인명 손실이 4 백만을 초과했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상당히 믿을만한 얘기라고 여기게 되었다.  

그 이후 나는 기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금년 초 GHI 라는 것이 발표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바로 이 글의 내용이다.

그리고 독자분의 그런 질문도 있고 하니, 검색을 하는 차에 좀 더 자세하게 알아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하여 상세하게 검색한 결과 북한의 기아로 인한 피해에 대한 통설은  60 만 명이었고, 관측 방법에 따라 적게는 20 만에서 많게는 350 만으로 보고 있었다.

원래 이런 문제는 특히 그 정확한 숫자는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라 본다.

중국의 경우 1958-1961 동안의 ‘대약진 운동’ 당시 3 천만 명이 아사한 것으로 되어있었지만, 최근 이 수치는 부인되고 있다.

하지만 부인된 것 역시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국력이 크게 신장되면서 기근을 겪긴 했지만 영양 실조였을 뿐 죽은 이는 많지 않다고 중국 정부가 부인하고 나섰고, 이에 눈치를 살피는 다른 나라들이 굳이 반발을 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알고 지내던 하얼빈의 교포 한의사 선생 말로는 본인 스스로가 대약진 운동 당시의 기근을 몸소 겪었다는 사실과 엄청난 사람들이 죽어나갔다는 얘기를 구체적인 사실을 들어 해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원래 이런 통계는 영원히 진실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기 마련인 법이라 본다.

실제 있었던 일도 없었던 일이 되기도 하고, 없었던 일이 있었던 일로 둔갑할 수도 있는 법이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북한의 경우 60 만 명 정도의 아사자가 있었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통설인 것을 이번 검색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늘 느끼는 바이지만 인터넷 만세다!)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죽음은 총포에 맞아 죽는 것이 아니라, 기아로 인한 죽음이다. 가장 고통이 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세상에 어떤 가치보다도 가장 소중한 가치는 인격이나 인간의 존엄성과 같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먹고 사는 일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아울러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행위는 사람을 포함하여 배고픈 생명에게 먹을 것을 주는 일이라 본다. 이 생각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강해진다.

그렇기에 내가 동네의 낭만 고양이들에게 밤마다 먹을 것을 나눠주는 일은 비록 적은 일이긴 하지만 실은 내 삶의 커다란 기쁨이고 일부인 것이다.

몇 사람의 권력욕 때문에 저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북녘의 동포들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속이 상해 죽을 지경이다. 북한 동포들이 원래 얼마나 부지런하고 근면한 사람들인데 저 모양 저 꼴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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