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軍國主義(군국주의)의 역사와 오늘의 일본 (하)  _  2009.10.13
앞글에서 자민당 체제를 종식하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잃어버린 10 년들을 포함해서 지난 역사에 대해 일본이 상당한 고민과 성찰을 해오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인다.

너무나도 많은 과제들이 앞에 산적해있는 것이다.

미국 문제, 일본이 미국의 보호국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장차 미국과 어떤 관계를 설정해야 할 것인가?

군사적으로 세계의 하늘과 바다를 지배 장악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과연 일본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의 방위력을 육성하고 유지해야 할 것인가?

일본의 군사력이 지닌 위상을 서태평양에서 미국 해공군의 보조 전력으로 머물 것인가? 아니면 독자적인 행보를 한다면 어느 선까지 가능할 것인가?

경제적으로 언제까지 기축통화인 미국의 달러를 지켜주어야 할 것인가? 그런 속에서 경제적 출로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아울러 본질에 있어 유교식 사회주의적 색채를 지닌 일본 경제와 미국 주도의 시장근본주의 사이에 발생하는 갈등을 언제까지 감수해야 할 것인가?  

그리고 또 중국 문제가 있다.

급 발전을 이룬 중국 시장에 일본 자본이 본격 진출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견제해야 할 것인지? 견제한다면 동남아시아와 한국(또는 북한) 중에서 파트너를 택해야 하는 바, 과연 미국이 얼마만큼이나 협조해 줄 것인가?

일본은 1997 년 외환위기로 일본과 동남아시아 경제권을 묶어 엔화 블록을 만들려고 시도했다가 된통 당한 바 있다. 미국의 힘이 살아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마지막으로 또 한 가지 바로 우리와의 관계 설정이다.

남북으로 갈라져있는 우리이기에 이 문제는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되어야 그 방향이 뚜렷해 질 것이라 본다.

이런 모든 과제들은 장차 동남아시아, 결국 아세안과의 관계 속에서 결망이 날 것으로 본다.

아세안 협의체 속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 그리고 여러 나라들이 공동의 해법을 찾아낼 때만이 지속적인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의 체제가 마련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만일 중국이나 일본 중에서 누군가가 동남아시아를 지배하려 나선다면 항구적인 평화는 불가능해질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더 거시적인 차원에서 금년 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릴 기후협약 정상회담이 있다. 이 회의는 앞으로의 세계 경제 질서를 가름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협약 속에도 전 세계 강국들간의 치열한 이해타산과 갈등이 숨어있다는 사실이다. 이 또한 글로 쓰자면 원고 200 백매 정도는 너끈히 채울 것이다.)

아무튼 이제 자민당 체제는 금년으로서 막을 내렸다. 이는 일본이 오랜 고민과 성찰을 통해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야 함을 자각한 징표로 받아들여도 될 것이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지나치게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그렇다고 마냥 일본이 평화적인 자세만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 또한 무리일 것이다.

중국의 군사력이 약한가? 한반도의 남북한 군사력이 약한가? 서태평양에 현존하는 미 해공군의 힘이 약한가? 그러니 분명 일본이 군사력을 더욱 강화할 것임은 분명하다.

동북아시아 나라들 중에 군사모험주의가 득세하고 있는 나라는 이제 분명 없다. 따라서 문제는 군사적 긴장상태를 촉발시킬 수 있는 요인만 관리하면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우려 요소는 바로 북한의 핵무장이라 하겠다. 미국이 관리하고 있어서 그렇지 일본이 핵무장하고자 한다면 불과 몇 달 안에 수천발의 핵탄두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며 미사일 운반체도 준비되어 있는 일본이다.

이는 중국에게 있어 악몽이고, 중국의 군사대국화는 일본의 악몽이다. 이 점을 오히려 미국은 즐기고 있다. 그러니 일파만파의 핵 게임을 촉발시킬 수 있는 북한인 것이다.

또 한 가지 우려는 대만 문제이다.

중국은 분명 대만이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것을 명백히 하고 있다. 평화적으로 통합이 되기를 바라지만, 자칫 미국과 일본, 중국의 입장이 대만을 불씨로 확산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이다.

또 한 가지 우려는 북한의 붕괴 시 있을 수 있는 헤게모니 게임이다.

마지막으로 남사군도의 자원문제, 제 7광구 문제 또한 불씨로 남아있지만 그 문제로 인해 중일 간에 한일 간에 군사적 긴장 사태까지 발전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가장 문제는 일본과 한국, 그리고 마지막 발전을 이룬 중국 간에 강렬하게 살아있는 민족정서라 하겠다. 민족주의는 잘못 관리될 경우 언제나 비극을 초래하는 결정적인 계기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중의원 선거 며칠 전 ‘뉴욕 타임즈’에 기고한 글을 보면 그러나 상당히 안심시키는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특히 군국주의에 대한 문제는 크게 우려할 사항이 아님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진정성이 엿보였다.

정리하면 일본의 흐름은 다음과 같으리라 내다본다.

1895 을미년 군국주의 일본의 등장
1955 을미년 경제대국 일본의 등장
2015 을미년 문화주의 일본의 등장

나는 장차 일본이 과거 동아시아에 끼쳤던 잘못을 불식하고 동아시아의 일원으로서 기여를 할 때가 오고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안중근 의사가 일본 법정에서 밝혔듯 ‘일본은 한일중 동양삼국의 평화와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말이 기억난다.

그러나 나는 이 글에서 장차 일본이 어떻게 해야만 과연 동아시아의 공동 번영과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목을 쓰지 않았다. 언젠가 다른 글에서 이 주제를 다루고자 한다.

다만 일본이 또 다시 과거의 잘못으로 되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우리와 중국 또한 성의를 가지고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점도 밝혀둔다.

다 쓰고 보니 읽기에 다소 부담스런 꽤나 긴 글이 되고 말았다. 압축해서 쓰면 의미전달이 어렵고 풀어놓으면 분량이 많으니 ‘딜렘마’라 하겠다. 나로서도 불만인 것이 하고픈 말의 1/3 도 쓰지 못했으니 말이다.

다시 한 번 밝히지만 이 글 또한 ‘새로운 시대가 준비되고 있다’ 시리즈를 보완하는 글이다.


이전페이지로    목록보기            이 글 담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