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영원에 관한 세상에서 가장 쉬운 설명  _  2009.10.26
처음에는 당신이 크고 세상은 작다.
시간이 지나면 당신은 작아지고 세상이 커진다.
세상이 커질수록 당신은 아주 작아지고 심지어는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이때, 당신 앞에는 두 가지 선택이 놓여진다.
최대한 당신을 키우는 무모한 행동을 하든가, 아니면
세상을 당신으로 탈바꿈시키는 방법이다.
앞의 방법은 가망 없는 노력이다, 아무리 커져도 세상은 당신보다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상을 당신으로 탈바꿈시키는 길밖에 없다.
어떻게 탈바꿈하는가?
쉽다, 아주 쉽다.
당신의 속에 있는 것들을 끄집어내어 세상 속으로 던져라.
모두 끄집어내어야 한다.
모두 끄집어내다 보면 어느 때인가
세상이 당신인지, 당신이 세상인지
도저히 구분이 가질 않는 때가 올 것이다.
마침내 다 끄집어내어 당신 속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게 되면,
당신은 세상만큼 크고 세상도 당신만큼 작아지는 때가 올 것이다.
세상은 그리고 당신은 작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당신은 그리고 세상은 크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면 이윽고
세상이 곧 당신이고 당신이 곧 세상임을
알게 되는 때가 올 것이다.
이것을 고대의 현자들은 진정한 앎이라고 불렀던 것이니,
다 끄집어내어 마침내  
빈껍데기가 되어버린 당신이
속에 남은 실오리 같은 숨결마저 뱉어내는 날,
세상이 잃은 것이라곤 그 빈껍데기밖에 없으며
당신이 잃은 것이라곤 그 빈껍데기밖에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빈껍데기마저 실은
세상 밖으로 사라지지 않고, 세상 안에 남아있음을
보게 될 것이니,
당신은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침내 세상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당신이 마지막 실오리 숨을 뱉는다 해도  
세상은 당신을 잃지 않은 것이고
당신도 세상을 잃지 않은 것이다.  
세상도 당신도 거기에 그렇게
영원히 존재할 뿐이다.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은 당신일 것이며
이 세상의 모든 바람도 당신일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도 당신일 것이며,
이 세상의 모든 움직임도 당신일 것이다.
세상은 곧 영원히 당신일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지 않는다면
당신보다 큰 세상을 끝내 지켜보기만 하다가,
당신이 숨을 거두게 날,
당신은 세상으로부터 그리고
당신 자신으로부터도
잊혀져버리고 말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바로
당신과 세상, 그리고 존재와 영원의 비밀에 관한
더 이상 쉬울 수 없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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