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년, 白虎(백호)의 해에는 무슨 일이?  _  2009.12.18
(이 글은 한경 모 잡지에 기고하는 글이다. 약간 문체가 다름을 느낄 수 있겠다. 2010 년 전망에 대해 참고하시라고 올리는 글이다.)
  
연말이 되자 늘 있는 일이지만, 역술가들의 이런저런 예언들이 귀에 들려온다. 재미삼아 듣는다면 모를까, 너무 그런 얘기에 신경이 쓰인다면 그것은 현재 독자의 마음속에 욕심이 자리 잡았거나 아니면 공포가 도사렸기 때문이다.

이 글의 필자인 好好堂(호호당)은 역술 장사를 하지 않다보니 요란스레 떠들 이유도 없고 무턱대고 겁을 줄 이유도 없지만, 이 방면에 녹록치 않은 내공을 지녔다고 자부하는 터, 필자의 얘기를 한 번 귀담아 들으심도 가할 것 같다.

백호, 흰 호랑이의 해라고 말하는 까닭은 내년이 庚寅(경인)년이기 때문이다. 庚(경)은 金(금)의 기운으로서 그 색은 흰색이고, 寅(인)은 호랑이 띠라서 합치면 흰 호랑이의 해가 되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이나 미디어를 보면 흰 호랑이의 해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먼저 아셔야 할 것은 ‘역술산업’은 겁을 주는 얘기를 할 때가 사실 장사가 더 잘 된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2012 년이 지구의 종말이 된다는 마야문명의 근거 없는 예언에 바탕을 둔 영화가 장사 한 번 잘 하고 빠져나갔듯이, 종말론을 위시하여 은근히 겁을 주는 얘기들은 언제나 대중의 심리를 자극하는 법이다.

그러나 ‘그저 부는 바람은 없다’는 말처럼 동풍이 불든 서풍이 불든 누군가에게는 유리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좋지 않은 것이 세상의 기본 이치이다.

그러니 내년이 백호의 해라고 해서 기왕 발생한 세계 경제 불황 문제를 제외한다면 특별히 전 세계가 동시 패션으로 좋지 않은 일은 없을 거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호의 해가 나름 겁을 주기에 충분한 이유는 운명학 책에는 白虎大煞(백호대살)이라는 무시무시한 명칭의 災厄(재액)이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기회에 장사 한 번 제대로 해볼 수 있겠다는 역술가들의 장사속이 발동하는 것은 당연지사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필자의 얘기는 여기서 다시 反轉(반전)하게 된다.

다른 나라는 몰라도 우리의 경우는 庚寅(경인)년 백호의 해가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좋은 일보다는 그렇지 못한 일들이 더 많았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국운 상으로 볼 때, 경인년은 확실히 부정적인 해였다.  

대표적으로 1950 년 그러니까 경인년에 6.25 라는 동족상잔의 처참한 비극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혹시 북한과의 전쟁이라도 발발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도 들겠지만 그런 큰일은 경인년-경인년은 60 년에 한 번씩 만나게 된다-이라고 해서 생기는 법은 없으니 안심하셔도 좋겠다.

그런 일은 사실 경인년 백호의 해라서 그런 것이 아니고 우리 국운 상 360 년 주기마다 닥쳐오는 厄運(액운) 때문이다.

잠시 살펴보면 1231 년 고려시대 당시 몽고의 장기에 걸친 침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다시 1592 년에 임진왜란, 그리고 1950 년 6.25 전쟁이 있었다.

불규칙한 숫자로 보이겠지만, 이 사건들의 주기는 바로 360 년을 전후한 일들이라는 점이다. 한 번 계산해보시기를.

그러니 이는 경인의 해라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한반도의 주변에는 360 년을 주기로 부정적인 기운이 형성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따라서 그런 큰일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인년은 60 년을 하나의 묶음으로 하는 음양오행의 순환에 있어 우리 국운에는 否定(부정)적인 해라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 국운은 장기적 견지에서 여전히 상승 중에 있기에, 결정타를 입는 그런 일은 없겠지만, 우리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기운을 현대적 용어로서 해석하면 바로 ‘중산층의 해체가 시작되는 元年(원년)’이라고 하겠다.

파동 이론을 빌리자면 우리 국운은 상승 3파가 2008 년으로 마무리되고 15 년에 걸친 하락조정파가 시작되고 있다.

그렇기에 중산층의 해체가 시작되는 원년으로 본다는 것이다.

우리가 극빈의 상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1974 년 甲寅(갑인)년의 일이었고 그로부터 서서히 중산층이라는 계층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당시 중산층의 형성은 엄청난 교육 열기를 불러왔고 그에 따라 ‘고교평준화’라는 새로운 제도를 채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 무렵부터 우리의 교육산업 또는 시장은 부동산 시장에 전혀 쳐지지 않는 장기 성장 산업 또는 대박 산업으로 자리 잡았던 것이다.

다시 말해 부동산 열기와 교육 열기는 우리 사회를 끌어온 양대 推動力(추동력)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경인년은 부동산과 교육산업에 대한 조정이 본격화되는 시점이자 그것들을 뒤에서 받침해 왔던 우리 중산층의 조정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를 음양오행의 象數(상수)로 풀이하면 1974 년은 甲寅(갑인)년이고 2010 년은 庚寅(경인)년이라 그 간격은 36 년이다. 36 년이 지나면 사물의 반대 흐름이 시작된다는 것을 만인이 감지하는 때가 된다.

우리가 일제로부터 36 년 만에 해방을 맞이했고, 6.25 전쟁이 있은 이래 36 년이 지난 1986 년 엄청난 경제성장으로 남북한 체제경쟁에서 승리를 확인했으며, 1960 년 경제파탄으로부터 36 년만인 1996 년에 선진공업국 클럽에 가입했던 것이 그 좋은 예들이다.

(참고로 1960 년의 4.19 는 민주주의를 위한 혁명이라기보다 경제도탄의 여파로 생겨난 민생의 몸부림이었다는 점을 밝혀둔다.)

이처럼 2010 경인년은 1974 갑인년으로부터 이어진 장기 상승파가 36 년만에 꺾이는 變曲點(변곡점)이라 보면 가장 정확하다.

그러나 이번 하락조정파는 제4파이기에 그 기간을 지나면 또 다시 우리 국운의 상승 5 파가 시작될 것임을 의미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하락조정 제4파를 겪도록 하느냐 하는 점이다. 시중에 떠도는 백호대살 같은 허무맹랑한 얘기는 이제 그만 접어두고 말이다.

국내 요인을 보면 부동산과 교육에 따른 비용과 지출이 그간의 긍정적인 효과를 초과하여 이제 더 이상 우리 국민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줄이면 기존의 부동산과 교육산업에 있어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해외요인을 보면, 미국의 국력이 쇠퇴기미를 보인다는 점과 단일 유럽의 등장, 중국이라는 새로운 거인의 부상을 단적으로 꼽을 수 있겠다. 여기에 여러 개발도상국의 약진이라는 점까지 곁들여지니 안보 문제만이 아니라 여전히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의 앞날이 평탄하지 않을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일이 아니겠는가.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을 만들어낸 과거의 시대 배경이 사실상 해체되어 버렸음을 인정하지 않고 안주하다가는 하락 조정파의 깊이는 생각보다 더 증폭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우리는 이미 정치면에서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과정에 있다는 점, 경제면에서의 운영 노하우와 과학 기술 면에서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으니, 앞으로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어려울 순 있겠지만 마침내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그리고 북한과의 통일문제가 있는바, 이는 실로 양날의 칼이다.

단기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는 물론 동아시아 전체적인 국면에서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한일 해저터널을 통해 한반도를 관통하여 중국은 물론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주 동맥의 요충점에 우리 한반도가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경인년 白虎(백호)의 해, 백호대살의 해라 겁낼 일만은 아니다. 중기적 시련의 출발점이 되겠지만 그것은 미래를 향한 ‘성장통’이 시작된다는 정도로 받아들이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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