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陽春(소양춘)의 때, 헷갈리기 쉬워서  _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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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최고 기온은 18도 , 내일은 19도, 최저 기온 역시 10도 근처, 며칠 전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11월 7일 겨울이 들어선다는 立冬(입동) 무렵 한 차례 찾아왔던 추위가 물러간 후 며칠 사이 무척 포근한 것은 동풍이나 남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추위가 오기 전 한 차례 포근한 기간을 두고 옛 사람들은 마치 봄이 다시 돌아온 것 같다고 해서 小陽春(소양춘)이라 불렀다.

언제나 이맘때면 북쪽의 찬 공기가 잠시 물러나고 따뜻한 북태평양 기단이 마지막 힘을 쓰는 까닭이다. 하지만 오는 일요일 小雪(소설)이 되면 따뜻한 기단은 아주 물러가고 찬 공기가 본격적으로 내려온다. 그로서 사실상의 겨울이 시작된다.

그러니 이번 한 週(주)야말로 늦가을의 끝자락 餘韻(여운)을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라 하겠다. 추워지다가 다시 잠깐 반전해서 포근해지는 날씨, 하지만 이는 본격 겨울이 시작되기 전의 마지막 회광반조와도 같은 것, 이에 한진해운이 생각난다.

2009년은 60년을 하나의 주기로 하는 우리 국운에 있어 立冬(입동)의 때였고 2012년은 小雪(소설)이었다. 그러니 2009년에서 2012년 사이는 우리 국운 상으로 일종의 小陽春(소양춘)에 해당되는 기간이었다. 바로 이 시기에 한진해운의 비극이 발생했던 것이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미국 연준은 종전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파격적인 招式(초식)을 선보였으니 ‘돈 찍어내기’였다. 그러자 글로벌 경제는 그 이후 2년 정도 회복세를 보였지만 그 약발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한진해운은 양적완화에 따라 급감하던 글로벌 물동량이 다시 급증하자 이를 기회라 보고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운송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화물선을 최대한 많이 임차했던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는 2012년부터 급격히 침체로 들어갔고 이에 고가의 선박 임차료 즉 용선료를 견디지 못하고 2017년에 이르러 결국 쓰러지고 말았던 것이다.  

이는 마치 11월 입동에서 소설 사이 잠시 기온이 온화해지는 것을 보고 다시 봄이 왔구나 싶어 소중한 알곡을 죄다 파종해버린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그 결과 뿌려진 씨앗들은 겨울이 깊어가면서 다 얼어 죽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진해운의 파산은 그 자체로서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의 해운력에 대해 돌이키기 어려운 타격을 입혔고 이로서 최근 보시다시피 수출을 하고자 해도 실어 나를 배를 구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생겨나고 있다.

개인의 운세 순환에 있어서도 입동에서 소설 사이 즉 소양춘의 기간에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니 허다하다. 이 시기에 한 번 잘못된 생각과 판단을 한 것이 두고두고 장애가 되고 짐이 되는 바람에 길고 긴 고생길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세간에 알려진 유명 인사들을 실례로 들자면 너무나도 많지만 그들의 개인사인 탓에 구체적으로 호명하긴 부담스런 점이 있다. 하지만 나 호호당 역시 운세 순환의 소설 무렵에 가졌던 생각이 훗날에 가서 철저하게 패망하는 아픔을 겪었다는 얘기 정도만 밝혀둔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당시 젊은 나이에로 인한 血氣(혈기), 즉 공격적인 남성 호르몬의 탓이라고나 하겠다.

얼마 전 젊은 친구가 와서 상담을 하고 갔다. 자격증 시험을 해볼 생각이란 것이었다. 그 젊은이는 이미 국가공무원으로 기반을 충분히 잘 갖추고 있었는데 일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 나머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운세를 보니 小雪(소설)이었다. 그간 열심히 노력해서 이제 결혼도 하고 생활을 즐기면 되는 일인데 조직생활이 힘들어서 차라리 자격증을 따서 개인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얘기해주었다. 조직생활 특히 공무원 생활이란 게 젊은 사람의 왕성한 혈기와는 다소 부합되긴 어렵다는 말, 하지만 세월이 지나서 익숙해지면 오히려 더 편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해주었다. 아울러 개인사업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얘기해주었다.

공무원처럼 안정적인 봉급을 받다 보면 그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잘 느끼지 못하지만 실은 매달 일정 일자가 되면 통장에 급여가 입금된다는 것이 엄청난 일이란 얘기를 해주었다. 개인사업을 할 경우 필요한 금액을 매달 자동으로 받게 되는 것이 아니고 매달매달 창출해내어야 한다는 것, 그런 일이 얼마나 신경 쓰이고 피곤한 일인지에 대해 얘기해주었다.

사업을 하면 휴일이 사라진다는 말, 쉬다가도 일 생각, 간단히 말해서 돈 생각이 드는 그 순간부터 긴장상태에 들어간다는 점, 이에 생활의 리듬, 월요일에 시작해서 주말이면 긴장이 풀리고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긴장을 하게 되는 그 리듬이 사라지면 건강에도 몹시 해로우며 적응할 때까지 꽤나 마음고생 한다는 점에 대해 얘기해주었다.  

급여를 받다 보면 그게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것의 고마움보다는 늘 정해진 급여라는 점에 대해 오히려 짜증이 나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 어떤 일로 인해 지출이 생기면 마이너스 통장을 면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 젊은이의 불만은 사실 어떤 면에서 지극히 정상적이라 할 수 있다. 좀 더 활발하고 자유롭게 생활해보고 싶은 바람이니 전혀 나무랄 것이 없다. 하지만 이미 그 친구의 운은 소설, 서서히 기울고 있는 마당, 다시 말해서 이제 본격 겨울이 닥치기 직전이었다.

이런 시점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은 장차 전혀 예기치 않은 풍파와 고생길의 시작이란 점을 나 호호당은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이제 생활과 취미를 즐기고 결혼도 생각해보라고 얘기해주었다.

가끔 보면 어떤 이는 평생 끊임없이 새로운 목표에 도전해가는 삶을 살고 있다는 식의 칭찬을 하곤 한다. 얼핏 듣기에 대단하고 멋있어 보이지만 단언컨대 그건 좋은 일이 아니다, 절대로! 과잉 스트레스로 명줄 단축하거나 아니면 어느 순간 크게 몰락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평소 하는 생각도 있고 소망이나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대 그런 생각이나 소망 등은 최근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격무에 오랫동안 시달리다 보면 정말이지 한 1년간 푹 쉬었으면 하는 마음도 들지만 정작 두어 달 쉬다보면 그것으로 충분할 때가 많다는 얘기이다.

나 호호당의 경우 예전에 한창 쪼들리면서 살 때 가졌던 소망이 있었다. 한 1년치 생활비를 아내에게 맡겨놓은 뒤 어디 한적한 곳에 가서 사람과의 연락 두절하고 6개월에서 1년 정도 그림을 그리고 책도 읽으며 살았으면 하는 소망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어느 정도 생활이 편해지자 그러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그렇게 지낼 자신이 없다. 사람도 만나고 술도 하고 얘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은거하면서 살고픈 마음은 아예 없다.

한 때의 생각이고 희망일 때가 많은 것이 우리의 삶이다. 따듯한 바람이 불다가 찬 공기 들어오면 움츠리는 것이고 그러다가 다시 포근해지면 가슴을 펴는 삶이다. 하지만 이맘때 소양춘의 때, 추워지다가 잠시 포근해지면 생각이 바뀐 나머지 이제 시작될 본격적인 겨울을 봄의 시작으로 잘못 판단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원 달러 환율이 급격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어 이 점에 대해 얘기해둔다. 바이든 당선으로 달러 약세를 예상하는 시장 전망 때문인데 저점은 달러 당 1065원 선까지인 것 같다. 하지만 늘 얘기해왔지만 우리 경제에게 있어 1104원 이하로 내리는 것은 대단히 부담스럽다는 점 또한 함께 일러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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