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세상으로 나갈 때와 속으로만 침잠할 때  _  2019.7.31
새 블로그 주소는 hohodang.tistory.com)   티스토리 블로그엔 자연순환운명학에 대한 더 많은 그림과 동영상 강좌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점도 알려드린다.

오후 무렵 작업실에 나올 때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내가 차로 태워다준다. 차안에서 아내가 말하길 “올 해는 참 신기해, 오랫동안 못 보던 사람들을 다 만나게 되네, 아무튼 좋은 일이야” 하는 것이었다.

그냥 빙긋 혼자 웃음을 지었다. 속말로 그럴 때가 되어서 그런 거지 뭘.

아내는 올해 운세가 小滿(소만)인 까닭에 그간에 보지 못했던 사람들과 연락이 닿고 또 얼굴을 보게 되는 것이다.

소만이란 60년의 흐름 속에서 17.5년이 흐른 때. 해마다 양력 5월 20일 경의 때가 소만인데 이를 60년의 흐름으로 환산하면 그렇게 된다. 이 무렵이면 모든 나무의 새잎이 다 나와서 세상이 온통 푸르다, 新綠(신록)의 때인 것이다. (반대로 이때까지 새 잎이 나오지 않으면 그 가지나 나무는 죽은 나무라 보면 된다.)

우리가 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 세계와 담을 쌓을 때가 있다. 이럴 때 흔히 시쳇말로 잠수를 탄다고 하지 않던가 말이다. 자신만의 세계로 沈潛(침잠)하거나 바깥 세상에 대한 관심이나 호기심이 시들해지고 사라져서 자신의 좁은 울타리 안에 갇히게 된다. 또는 형편이 어려워지면 자존심이 상하는 바람에 연락을 끊고 지내기도 한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주변과 멀어지는 때가 있기 마련이란 얘기이다.

이런 때를 크게 보면 60년의 흐름 속에서 30년이 된다. 물론 바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때 역시 30년이다. 모든 것은 균형인 까닭이다.

이를 조금 자세히 들여다 볼 것 같으면 잠수를 타기 시작한 직후는 사람들도 모르고 본인 스스로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기간이 길어지면 서서히 사람들로부터 잊혀져가기 시작한다. (독자에게도 얼굴 못 본지 오래된 친구나 지인이 생각해보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잠수 타는 때는 60년 흐름에 있어 겨울이 시작되는 立冬(입동)으로부터 30년이 흘러 여름이 시작되는 立夏(입하)의 때까지이다. 겨울이 시작되면 겨울잠 자는 동물들이 사라지기 시작해서 이듬해 봄이 되어야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하겠다.

30년에 걸친 길고 긴 과정이기에 사람들은 자신이 세상 혹은 바깥과 단절되어 가는지 사실 전혀 자각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아주 외딴 세상에 존재하고 있음을 문득 알아차리게 된다.

이 과정을 현실에서 찾아보면 이렇다.

가령 사업에 여러 번 실패해서 더 이상 손을 내밀 곳도 없어지면 스스로 지인들과 연락을 끊고 지내기도 하고, 심한 경우 텔레비전의 나름 인기 프로그램인 “나는 자연인이다”처럼 산중에 홀로 기거하기도 한다.

때론 뜻이 꺾인 나머지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는 서운함에 세상과 담 쌓고 지내기도 하며, 영락한 나머지 동문회 같은 곳에 얼굴을 내미는 법이 없기도 하고 자주 보고 지내던 친구들과 연락도 일부로 그런 것은 아니라 해도 끊고 지내기도 한다.

나 호호당의 아내 역시 남편을 잘 만난 탓(?)에 가세가 빈곤해지자 친구들 동창들, 친척들과 점차적으로 연락을 끊기 시작했고 때가 되자 아예 두문불출의 세월을 보냈다. 아내의 경우 60년 흐름에서 입춘 바닥은 2002년이었는데 그 무렵부터는 주변과 거의 연락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2017년 운명의 여름 즉 立夏(입하)가 되자 조금씩 바깥세상을 염탐하기 시작하더니 올 해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주변 세계와 交信(교신)을 시도하고 있는 아내이다. 나 살아있어, 오랜 만이야, 친구야 하면서.

이에 아내는 앞에서처럼 밝은 음성으로 “올 해는 참 신기해, 오랫동안 못 보던 사람들을 다 만나게 되네, 아무튼 좋은 일이야” 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바깥과 연락할 마음이 생기니 또 저쪽에서 연락이 오기도 하는 것이니 이쪽에서 나서면 저쪽에서도 응하는 세상의 이치. 아내는 바야흐로 신록으로 무장한 채 또 다시 세상 밖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60년 순환에 있어 바깥으로 나가기 시작하는 시점은 입춘으로부터 15년이 흐른 입하의 때이지만 정작 나갔음을 확인하는 시점은 그로부터 2.5년이 경과한 소만의 때이다. 그와 반대로 속으로 침잠을 시작하는 때는 입춘으로부터 45년이 지난 입동의 때이지만 정작 침잠했음을 확인하는 때 역시 그로부터 2.5년이 흐른 소설의 때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역시 아주 오래 전에 소식이 끊긴 친구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와서 반갑게 해후한 분도 있을 것이니 그런 경우 그 친구의 운세가 이제 여름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라 보면 된다. 반대로 스스로 서서히 주변과 연락을 줄여가는 분도 있을 것이니 그런 독자는 운세가 한창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

이는 사람만이 아니라 나라 역시 그러하다. 우리 대한민국 역시도 세상 바깥으로 나가기도 하고 안으로 들어와 침잠하기도 한다.

살펴보면 우리의 국운으로 볼 때 1964년이 입춘 바닥이었기에 1979년 입하부터 바깥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바깥으로 나가서 세계 속의 대한민국이 되었음을 확인한 시점은 1981년 가을에 “서울 하계 올림픽 개최”가 확정되었을 때였다.

그런 의미에서 1988년에 개최된 서울 올림픽은 글로벌 코리아로 향하는 진정한 출발점이었던 것이다. 아울러 1989년에 출간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자전적인 책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 또한 바깥세상에 나가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신념을 담은 책으로서 당시의 시대정신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오늘날까지 우리 경제의 든든함 버팀목이 되고 있는 반도체 사업이 시작된 것이 1983년 초였다는 점이다. 우리가 이제 한창 바깥으로 나가려던 그 시점에 시작되었던 것이다.

당시로선 실로 무모하리만큼 어려운 결정이었던 반도체 사업이었다. 당시 반도체 시장은 미국과 일본이 독주하던 시장이었는데 여기에 삼성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었다. 당연히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칩 분야에서 이익을 내기 시작한 것은 사업 착수 후 무려 7-8년이 지난 뒤였고 1994년부터 일본의 NEC를 앞지르기 시작했고 본격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그 이후 오늘날까지 삼성반도체 사업이야말로 우리 경제를 부강하게 만든 1등 공신이었다.

이처럼 해외로 글로벌 세계로 힘차게 약진했던 우리였으나 2009년 국운의 입동이 되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안으로 침잠하기 시작했고 2012년부터 우리의 시선은 바깥세상이 아니라 우리 안의 문제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진취적인 대한민국, 다이나믹 코리아는 잊혀가고 우리 안에서의 떡 나누기 갈등에 더 골몰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앞에서 얘기한 반도체 역시 약간 이상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그간 우리의 수출 첨병 역할을 반도체 역시 시작점인 1983년으로부터 36년이 흐른 올해 2019년에 이르러 일종의 브레이크가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30년이면 반전이 시작되고 36년이면 제동이 걸리는 시점이기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이 급격하게 부진해지는 일은 없겠으나 예전과 같은 활력을 보여줄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더불어 참으로 묘한 것은 우리가 바깥으로 나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1988년의 서울 올림픽으로부터 30년, 즉 60년의 절반이 흐른 2018년의 시점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이 개최되었다는 점이다. (겨울 올림픽은 사실 할 게 못 된다는  생각이다.)

우리 경제 역시 올 해말이나 내년 초부터 많이 어려워지면서 2022년이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자금의 이탈이 시작될 것이다. (이 대목이 궁금하신 분은 금년 5월 13일자로 올린 “2022년부터 우리 증시의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 것이니”란 글을 참조하시면 되겠다.)

한 때 활달하던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도 어느새 내향적으로 변했다. 그러나 또 다시 힘차게 바깥으로 나서게 될 날 물론 올 것이다.

한 번 움츠리면 한 번 펼치는 것이고, 펼치고 나면 또 다시 수축하는 것이 기본 이치이다. 陽(양)의 기간 30년이고 陰(음)의 기간 30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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