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길을 택한 김정은  _  2018.5.10
(새 블로그 주소는 hohodang.tistory.com)   티스토리 블로그엔 자연순환운명학에 대한 동영상 강좌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점도 알려드린다.

북한이 살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의 제2차 평양 방문이 무난하게 마무리된 것을 보면 그렇다. 트럼프가 직접 공항에 나가 영접을 한다고 하니 개선장군의 모양새가 아닐 수 없다,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기에 그럴 것이다.

이에 우리 외교장관이 워싱턴으로 가서 폼페이오와 회담을 한다고 하니 더더욱 그렇다. 게다가 우리 외교부 대변인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은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함에 있어 우리 측에서 넉넉히 보상을 해주겠다는 말로도 해석이 된다.  

그러니 이제 비핵화 문제에 미국과 북한이 합의를 도출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은 성공했다고 낙관해도 좋다. 정상회담이란 것이 때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상회담이란 어디까지나 사전에 모든 것이 합의되고 조율된 다음에 이루어지는 일종의 정치적 쇼인 까닭이다.

성급한 전망일 순 있겠으나 이런 그림이 떠오른다. 비핵화와 함께 북한의 김정은 체제를 미국이 보장해준다, 나아가서 북한이 먹고 살 수 있도록 미국이 적극적으로 길을 열어준다, 이로서 한반도 전체가 親美(친미) 영역으로 넘어오기 시작하고 우리와 북한은 평화협정을 맺은 뒤 북한의 발전을 적극 지원한다.

세부 사항으로 들어가면 너무나도 많은 법적 제도적 정치적 문제가 있겠으나 큰 그림은 일단 이렇지 않을까 싶다.

‘평화 통일’이란 말 중에서 일단 먼저 평화를 택하고 남북한의 통일은 일단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추진해가는 식이 된다. 현재로선 이 방법이 해볼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선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미국이 길을 열어주면 북한은 빠른 시간 안에 발전하고 흥기할 수 있다. 이번 방문에서 폼페이오가 이번 갈등을 잘 해결함으로써 당신네 (북한)주민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모든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한 말이 바로 그렇다.

사실 오늘날의 중국이 저토록 번성한 것은 미국과의 수교 때문이었다. 최근엔 베트남 역시 그렇다. 그러니 북한 역시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남북의 경제교류가 왕성해지면 더욱 그렇다.

이처럼 놀라울 정도의 상황 전개는 기본적으로 김정은의 머릿속에서 나왔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빠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가 있었다. 여러 번 신호를 보냈어도 아빠는 바깥일 때문에 낌새를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어린이는 학교에 가서 마구 사고를 치고 문제아가 된다. 이에 담임이 아빠를 학교로 불렀다. 그 바람에 아빠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고 아들과 화해를 한다. 이에 악동은 사랑받는 아들이 되어 잘 살아가게 된다.

결정적인 계기는 작년 8월의 ‘괌 포위 사격’이 아니었을까 싶다. 중거리 미사일로 괌 주변을 정밀하게 에워싸고 무력 시위를 할 수 있다는 김정은의 발언이 트럼프 그리고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에 대해 진정으로 관심을 촉발케 한 핵심 요인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에겐 북한의 핵 위협이 오랫동안 골칫거리이자 풀기 어려운 커다란 숙제였지만 사실 미국에게 있어 북핵 문제는 별로 대단한 문젯거리가 아니었다. 미국을 직접 위협하지 못 하는 이상 대단한 문제가 아니었기에 북핵 문제는 그저 미국 정치인들에게 좋은 먹잇감 이상이 될 수 없었고 별 정치적 이슈가 없을 때 들고 나서기 좋은 간식 또는 땜방 정도였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김정은은 미국과 제대로 협상해보기 위해선 미국을 직접 위협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 아래 핵과 미사일을 활용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장성택을 제거했을 때 처음엔 엄청 놀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 북한 내의 친중파를 제거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부친 김정일의 생각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아마도 이때부터 김정은은 미국과 제대로 된 협상에 나설 수 있는 길을 찾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든다.

중국은 결코 북한이 먹고 살 길을 열어주기 어렵다는 사실. 우리 기업들이 중국 내수 시장에 진출했어도 모두 실패하고 있는 것 역시 중국의 자국 이익에 대한 완고한 집착 때문인데 이런 점을 북한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겠나 싶다.

참고로 얘기하면 중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인물들은 주로 상하이 출신들, 이른바 상하이幇(방)이다. 그런데 상하이 사람들은 중국내의 타지 사람들이 들어와서 돈을 벌어가는 꼴을 절대 용납하지 못한다는 말을 예전에 중국에 있을 때 누차 들은 적이 있다.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중국 공산당 인사들과 꽌시를 맺은 화교들 그리고 엄청난 국력을 배경으로 하는 미국 기업들 정도가 전부라 보면 된다. 유럽 기업들은 미국의 배경을 그저 활용하고 있는 정도이고 간혹 까르푸처럼 몰매를 맞고 철수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 기업들의 경우 중국에서 만들 수 없는 물건이 아닌 이상 중국 내수 시장에서 어림도 없다는 것이 나 호호당의 생각이다.

그러니 김정은의 입장에서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고 먹고 살 길을 열려면 상대적으로 관대한 미국 쪽에 붙어야만 가능하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마침내 이번에 그 기회를 포착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일은 동북아시아의 세력 지형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중국과 북한, 우리와 미국 그리고 그 배경에 일본이 가세해서 팽팽히 맞서던 상황에 대해 근본적인 변화를 촉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김정은의 이번 다렌 방문에서 우리는 脣齒(순치)의 관계, 즉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릴 것이니 입술인 나 시진핑은 이빨인 너 김정은을 소중히 하겠다고 애정 공세를 펼쳤다. 김정은 역시 싫은 기색은 아니었으나 이미 판세는 미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번 일로 중국은 ‘폭망’했지만 체면 때문에라도 애써 표정 관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황제로 등극한 이후 최초의 큰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완전히 체면 구긴 셈이다. 기껏 하는 말인즉 비핵화를 지지하긴 한다, 하지만 너무 한꺼번에 벗지 말고 스트립쇼처럼 하나씩 벗을 것을 주문하는 정도가 고작인 중국이다.

솔직히 쌤통이다. 남사군도를 군사기지화하고 항공모함 전단을 만들어 타이완을 넘어 서태평양까지 호기롭게 나가던 중국이 졸지에 안방 근처까지 친미 국가가 들어서게 되었으니 말이다. 나아가서 나중에 미국이 이런저런 명분을 만들어서 평양 근처에 미군이 주둔하는 경우까지 걱정해야 하는 중국이 되었다.

진작부터 벌써 주한 미군이란 존재는 북한의 남침에 대비하는 것보다 기동타격 부대로서 동북아 지역의 안정 즉 중국을 견제하는 최전선 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가 대표적인 케이스라 하겠다.

아시아 태평양 일대에서 미국을 밀어낸 다음 서서히 글로벌 헤게모니를 차지하겠다고 豪氣(호기)롭게 도전장을 던진 황제 시진핑에게 있어 이번 일은 실로 뼈아픈 타격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에게 있어 북한은 등잔 밑이었는데 이로서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실감나는 생겼다.  

1948년에 남북한이 분리되었다. 그러니 여기에 72년을 더하면 2020년이다. 72년은 비정상적인 것이 이어갈 수 있는 최대한의 시간인 까닭이다.

이에 나는 남북한의 대치 상황이 2020년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필시 김정은에게 일이 생기면서 북한이 붕괴될 것이란 추측을 해보고 있었는데 상황은 전혀 다른 곳에서 다른 방식으로 벌어지고 있다.

소련이 사라지고 러시아는 오늘날 그저 후진국일 뿐이다. 대신에 미국과 거래를 통해 중국이 커졌다. 이에 살 길을 찾던 북한은 야박한 중국을 믿지 않기로 한 것 같다. 미국과 거래를 트면 얼마든지 길이 있을 것이고 미국이 체제 안전만 보장해준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도박이라 판단한 것이 이번 김정은의 경우가 아닐까 싶다. 그저 역사의 전개가 놀라울 따름이다.

(새 블로그 주소는 hohodan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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